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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퀄컴, 결국 NXP 인수 포기…미중 무역전쟁 최대 희생자

등록 2018.07.26 15: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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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계약 마감 시한인 25일 오후까지 승인 발표 안해

퀄컴 CEO "인수 계약 종료할 계획…성사 가능성 낮아"

미중 무역전쟁 최대 희생자…사업 확장 구상 차질 빚을듯

NXP 인수 대신 300억 달러 자사주 매입…주가 급등

【샌디에이고=AP/뉴시스】중국 정부가 미국 모바일 반도체 업체 퀄컴과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간 440억 달러(약 48조원)규모의 인수합병(M&A) 건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11월2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본사 건물 외곽에 회사 로고 모습. 2018.06.15

【샌디에이고=AP/뉴시스】중국 정부가 미국 모바일 반도체 업체 퀄컴과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간 440억 달러(약 48조원)규모의 인수합병(M&A) 건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11월2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본사 건물 외곽에 회사 로고 모습. 2018.06.15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퀄컴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자가 됐다. 중국 당국의 불허로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를 인수하는 44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계약을 결국 포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NXP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쟁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퀄컴의 NXP 인수 계약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11시 59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26일 오후 1시)까지 승인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계약은 무산됐다. 퀄컴은 NXP에 20억 달러의 계약 중도해지금(termination fee)을 지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퀄컴은 3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바이백)을 실시해 2019년 9월까지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계약 실패에 따른 주주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거래 실패로 퀄컴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자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퀄컴은 지난 2016년 10월 자동차 반도체 분야 1위 기업인 NXP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미래 자동차 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첨단 IT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퀄컴은 NXP를 인수하면 스마트폰 반도체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

 NXP 인수를 위해서는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한국 등 9개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요했다. 이중 중국만이 계속 승인을 미뤄왔다.

 중국은 지난 5월 2차 미중 무역협상 직후 양국간의 갈등이 풀릴 조짐을 보이자 퀄컴의 NXP 인수 승인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관세 폭탄' 등 무역 보복 조치도 시행을 유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조치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승인은 무산됐다.

 몰런코프 CEO는 "현 지정학적 환경에서 단기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NXP 없이 전진하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 불발로 자동차, 스마트홈, 보안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퀄컴의 구상은 차질이 빚어지게 됐지만 3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주가는 급등했다.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퀄컴 주가는 종가 대비 6.58% 상승한 63.33 달러까지 치솟았다.

 퀄컴이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것도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2분기 매출은 전기 대비 4% 증가한 56억 달러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2억2000만 달러로 전기 대비 41%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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