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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사제 성폭력 자료 공개해야"…교황에 압박 고조

등록 2018.08.24 17: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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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전 세계 성직자 아동 성폭력 기록 보유"

교황, 25~26일 아일랜드 방문

【오스티아=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남서쪽 약 20㎞ 지점에 있는 고대 로마 유적 도시 오스티아에서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여러분은 고통을 받고 있다. 여러분은 공포와 압제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8.06.04.

【오스티아=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남서쪽 약 20㎞ 지점에 있는 고대 로마 유적 도시 오스티아에서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여러분은 고통을 받고 있다. 여러분은 공포와 압제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8.06.04.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의 아동 성폭력 관련 기록을 공개하라는 사회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1000여 명의 아이들을 상습적인 성폭력을 했으며, 이를 가톨릭교회가 은폐해 왔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난 가운데 교황의 아일랜드 방문을 계기로 사제들의 아동 성폭행과 관련된 교황청의 기록을 공개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오는 25~26일 아일랜드 방문을 앞두고 전 세계 13억 명을 대표하는 가톨릭 지도자들이 속속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이 보유하고 있는 성직자들의 아동 성폭력 관련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블린에 본부를 둔 성폭력 피해 대책 시민운동 단체인 ‘원 인 포(One in Four)’ 대표인 매이브 루이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이 전 세계 교구로부터 올라온  성직자들의 아동 성폭력 자료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기경이나 대주교 등 성직자들의 아동 성폭력 범죄는 모두 교황청으로 보고토록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일 교황청이 이런 자료를 각국의 관련 당국에 공개를 한다면 우선 방대한 규모의아동 보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한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성직자들에 대한 기소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어미드 마틴 더불린 대주교는 아일랜드의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폭력 사례도 “어마어마한(immense)”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성폭력을 허용하거나 조장하는 구조를 영원히 허물어트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번 아일랜드 방문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수천 명의 아동을 성 학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지 10여 일 만이다. 2016년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총장이 소집한 대배심은 관내 6개 교구 가톨릭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을 18개월 동안 조사한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00명 이상의 성직자들이 1000명 이상의 아동을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했다. 대배심은 지난 1947년부터 70여 년에 걸친 교구 내부 자료 토대로 성 학대 피해자와 목격자를 면담해 왔다. 14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7세의 소녀가 성직자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등 끔찍한 성범죄 내용들이 담겨있다.

 문제는 가톨릭 교회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점이다. 대배심은 "어린 소년과 소녀를 성폭행 성직자들은 수십년 동안 대부분 보호받았다. 조사 보고서에 나온 일부는 승진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잇달아 터져 나오는 사제들의 아동 성 폭행 문제와 관련해 가톨릭 교회 전체의 자성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교황은 지난 20일 발표한 서한에서 사제 개인들의 일탈 행위와 함께 이를 은폐한 교회 조직에 대해 강도 높게 성토했다. 그는 ‘한 사람이 고통에 처하면, 모두가 고통을 겪게 된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가톨릭 교회가 성 학대 피해자들의 고통을 무시하고 외면했으며, 결국 그들을 저버렸다”고 사죄를 구했다.

 그러나 교회 내부에선 시기와 내용 모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가톨릭 신자들의 최대 행사인 ‘세계가정대회’ 방문을 앞두고 교황이 여론 압박에 밀려 부랴부랴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고 지적마저 제기됐다. 교황은 아일랜드에서 사제 성폭행 피해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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