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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분다고 방심은 금물'…고수온 불청객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등록 2018.08.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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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도 이상 고수온 한달…10월까지 비브리오 패혈증 '조심'

26명 발병·2명 사망…"간질환 등 고위험군, 어패류 익혀야"

【서울=뉴시스】 생선회. (뉴시스 DB)

【서울=뉴시스】 생선회. (뉴시스 DB)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올해 28도를 넘나드는 고수온현상이 계속되면서 오염된 어패류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 2명이나 목숨을 잃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브리오균은 수온이 20도 이상 되면 증식한다. 올해 한반도 해수 온도가 28도를 넘나드는 고수온 현상이 한달 가까이 지속됐다. 이 때문에 비브리오균이나 콜레라균, 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어패류나 수산물이 오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졌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늦여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은 해수 온도가 상승할때 증식한다. 해수 온도가 21도 이상일 때는 3~4시간만에 100만배로 늘어난다.

 국내에서는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인 5~6월부터 서서히 나타나 온도가 상승하는 8~9월에 집중 발생한다. 이후 해수 온도가 떨어지는 10월 이후 소멸한다.

 최근 2개월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3명이 발생, 이 중 2명이 숨졌다. 경기 평택에 사는 A(77)씨는 극심한 복통과 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6일 사망했다. 또 지난 27일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서 사망한 B(64)씨도 며칠전 회를 먹은 뒤 이상 증세를 느껴 병원에 입원중이었다. 이들의 혈액과 대변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지난달 10명이 발생한데 이어 이달에 15명이 발생하는 등 올들어 전국적으로 26명이나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비해 1.7배 높은 수준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매년 전국적으로 5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한다.

 올해 유례없는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해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증식 속도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발생했기 때문에 앞으로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수가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환자가 더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브리오균의 종류는 크게 2가지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식중독,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패혈증을 일으킨다. 비브리오균 공통 감염 경로는 어패류다.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혀 먹지 않으면 감염된다. 

 장염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복통을 동반하는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호전된다. 설사와 구토가 극심한 경우 수액치료와 항생제를 투여하면 하루 이틀 사이 증상이 줄어든다.

 문제는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비브리오 패혈증. 잠복기인 20~48시간이 지나면 전신에 심각한 염증과 급성발열을 동반한다. 또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열이 난뒤 36시간안에 피부에 출혈성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저체온증과 호흡곤란 등도 유발한다. 한번 감염되면 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 특히 간·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는 패혈성 쇼크가 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 가능하다. 

 비브리오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해야 하고, 조리할 땐 85도 이상으로 가열해 충분히 익혀야 한다. 날것으로 먹는다면 흐르는 수돗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어패류나 해산물을 만질 땐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교차 오염을 피하려면 횟감용 도마와 칼은 따로 사용하고, 한번 사용한 도마와 칼은 열탕 소독을 해야 된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이나 당뇨병, 알코올 중독자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성질환자는 가능한 어패류나 수산물을 날 것으로 먹는 것으로 피하고, 익혀 먹어야 한다. 아울러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송화영 인천나은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바닷물에 접촉한 후 1~2주 이내에 급성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팔다리에 통증이 동반되는 부종, 수포, 괴사, 홍반 등이 나타난다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치사율이 높은 감염증인 만큼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염, 간경화 등 간질환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당뇨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며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으려면 어패류나 수산물을 생으로 섭취하지 말고 충분히 가열, 조리해서 먹고, 상처가 난 피부가 해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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