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에 시장은 엇갈린 반응…주식↓채권↑
뉴욕 증시 3대지수 모두 하락, 채권 가격은 상승
'통화정책 완화적' 문구 삭제에 상반된 해석 나와
트럼프 구두개입도 통화정책 불확실성 키워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18.9.27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시장에서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날 연방기금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올렸지만 연준이 매파(금리인상 선호)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이전보다 더 낙관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긴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번 FOMC 결과에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06.93 포인트, 0.40% 밀린 2만6385.2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9.59포인트, 0.33% 하락한 2905.97로 폐장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17.10 포인트, 0.21% 떨어진 7990.37로 장을 끝냈다.
하지만 채권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3.05%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도 3.183%까지 떨어졌다.
시장은 연준이 정책 성명에서 "통화정책 기조는 완화적(accommodative)"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성명서에 "통화 정책 기조는 완화적으로 남아 있고, 그것은 강한 노동시장과 2%의 물가상승률 복귀를 지지할 것"이라는 표현을 넣어 왔지만 이번 회의에서 이 문구를 삭제했다.
맥쿼리그룹의 금리·통화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은 CNBC에 "완화적 정책에 대한 표현을 삭제했기 때문에 이번 성명은 비둘기적"이라며 "더이상 (통화정책이) 완화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설정된 금리 상승 경로가 없으며 모든 결정이 반반의 가능성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페롤리는 "어떤 사람은 문구 삭제를 비둘기적으로 해석하고싶겠지만 연준의 점도표가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본다"며 "이 표현은 금리가 0에 가까울 때의 표현들이기 때문에 연준이 어느 시점에는 이 문구를 버리고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문구 삭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문구 삭제가 통화 정책 방향의 변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그것은 우리의 기대에 따라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는 표시"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점도표는 예상보다는 덜 공격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 위원들의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2.375%, 2019년 말 전망치 중간값은 3.125%를 나타냈다. 이는 올해 4번, 내년 3번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지난 6월 회의 때의 전망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연준의 경기 전망이 더욱 낙관적으로 이동해 향후 통화정책 기조가 더욱 긴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연준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1%로 올렸다. 내년 성장률도 2.5%로 0.1%포인트 상향조정했다. 현재 3.9%인 실업률은 올해 3.7%, 내년에는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1%, 내년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OMC 직후 금리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도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쁘지 않다(not happy)"며 "나는 그들이 금리 올리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나와 내 동료들은 오로지 연준의 임무인 낮은 실업률과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는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27일 아시아 증시 역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오전 장에서 전일 대비 0.22% 하락한 2만3981.56을 기록 중이다. 반면 한국 코스피지수는 0.17% 상승한 2343.12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806.76로 보합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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