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 피해자 유가족 "김성수, 죽은 자 말 없는 점 악용"
김성수 "피해자가 반말하고 화내서 억울해"
유가족 "본인 죄책 줄이려는 일방적 변명"
"근무 양호…아버지 경찰도 아냐, 자영업자"
"동생 공동폭행 혐의만…추가 수사 요구"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성수는 이날 "동생도 잘못한 부분에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8.11.21. [email protected]
피해자 신모(21)씨 가족 측 변호인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이날 김씨가 검찰에 송치되며 한 말은 김성수의 일방적인 발언이라고 밝혔다.
김성수는 이날 오전 9시께 수감돼있던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며 범행 동기와 당시 심경 등을 상세하게 밝혔다.
김성수는 "신씨가 '너 왜 시비냐'고 반말하고 화를 내서 납득이 안됐다. 또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한 것이 머리에 남았다. (자리를)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하는 억울함이 들었다"면서, "과거까지 생각이 나면서 그냥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억울했다. 신씨를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신씨 아버지는 경찰이 아니라 자영업자"라고 밝혔다.
또 "신씨는 올해 3월부터 6월경까지 해당 PC방에서 월~금 풀타임 아르바이트를 했고, 근무태도가 매우 양호해서 관둔 이후에도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지 못할 때 점장으로부터 종종 추가 근무 요청을 받았다"며, "만약 신씨가 김성수 주장대로 아르바이트생 기본 업무인 테이블 정리를 안 해주면서 손님에게 욕설을 하고 시비조로 대하는 사람이었다면 정규 근무를 할 당시 이미 해고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목격자들도 신씨가 김성수에게 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오히려 김성수가 환불해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강조했다.
불안감을 느낀 신씨는 점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이 공개한 카카오톡 캡처 화면에 따르면 신씨는 "갑자기 욕하면서 카운터까지 와서 혼자 계속 영업 방해를 했다. 경찰 부르고 돈 환불 안해주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다"고 썼다.
이들은 "오늘 김성수의 발언은 본인의 죄책을 줄이기 위해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라며 "시비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강서 PC방 살인 사건'의 피해자 신모씨 측 김호인(왼쪽) 변호사가 유족과 함께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의자 김성수의 동생에 대한 CCTV 화면 분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11.15. [email protected]
이들은 "'서 있는 상황에서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철저한 추가 수사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성수는 PC방 앞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온 신씨에게 칼을 휘둘렀다. 당시 동생이 신씨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김성수보다 체격이 큰 신씨가 저항하지 못했다는 게 유가족 주장의 핵심이다.
반면 경찰은 김성수와 신씨가 주먹 다툼을 벌이다가 신씨가 쓰러진 뒤 김성수가 칼을 꺼냈다고 보고 있다.
김성수가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며 신씨의 머리를 잡고 있어 칼을 칼집에서 빼는 '손바뀜'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칼로 보이는 물체가 화면에 나타났다는 주장도 있지만 신씨가 입은 후드티에 달린 끈이거나 모션블러(번짐현상)라고 경찰은 판단했다.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오전 강서구 한 PC방에서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등의 이유로 자신과 말다툼을 한 아르바이트생을 수십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후 김성수의 가족이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심신미약으로 감형받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최초로 100만명 넘는 인원의 동의를 얻는 등 국민적 공분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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