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94세로 별세(종합2보)
역대 최장수 대통령 기록…파킨슨병·저혈압에 시달려
구 소련 고르바초프와 미소정상회담 통해 냉전 종식
이라크 침공받은 쿠웨이트 돕는 걸프전 승리 치적
증세 없다는 약속 못지킨 "내 말을 믿어줘(Read my lips.)" 유명
【워싱턴=AP/뉴시스】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5월11일 촬영한 사진으로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도착한 모습. 2018.12.01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제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제43대 대통령을 지낸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이다.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가족의 대변인을 통해 트위터로 발표한 성명에서 "젭과 닐, 마빈, 도로시와 나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놀라운 94년을 보낸 뒤 돌아가셨음을 슬픈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부자(父子) 대통령으로 기록된 부시 전 대통령은 아들과 구별하기 위해 허버트 워커(H. W.) 라는 미들네임을 붙여서 표기했다.
1924년 6월12일에 태어난 부시 전 대통령은 2차대전 당시 해군에 입대해 조종사로 복무한 뒤 예일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텍사스주 하원의원과 UN대사,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했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두 차례 부통령을 지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89년 12월 지중해의 섬 몰타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핵군축협상을 벌이며 냉전시대 종식의 곰감대를 형상했고, 결국 1991년 전략무기 감축협정을 맺음으로써 냉전의 종식과 동서화합을 이뤄냈다.
【워싱턴=AP/뉴시스】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은 2009년 1월7일 백악관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아들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왼쪽에서 오른쪽)과 포즈를 취하는 모습. 그의 부인 바바라 부시 여사는 지난 4월17일 별세했다. 2018.12.01
부시는 전 대통령은 "내 말을 믿어줘(Read my lips.)"라는 말로 유명했다. 1988년 대선 유세 때 재정적자 타개를 위한 증세는 없다고 말했지만 유권자들이 믿지 않자 이렇게 말하며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말 덕분에 선거전 초반의 부진을 믿고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집권 후 재정적자가 심해지자 1990년 공약을 깨고 민주당의 요구한 증세안을 수용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경기침체와 만성적인 재정적자 등으로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을 때만 해도 스카이다이빙을 해냈을 만큼 건강했지만 흐르는 세월을 이겨내지 못하고 저혈압과 혈관 파킨슨 증후군에 시달려 왔다.
그는 지난 4월17일 부인 바버라 여사가 92세로 세상을 떠난 뒤 자주 병원신세를 졌다.
【휴스턴=AP/뉴시스】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휴스턴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서기장,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 전 이들에게 고르바초프의 전 서기장의 책을 보여주며 한 페이지를 짚어 보이고 있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이날 브릴리언트 강의 시리즈에서의 연설을 위해 휴스턴을 방문했다. 고르바초프의 비서인 파벨 팔라츠첸코는 뒤쪽 오른편에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지낸 조지 43대 대통령 외에도 플로리다 주지사를 역임하고 2016년 대통령 경선에 나섰던 아들 잽 부시를 비롯해 아들 닐과 마빈, 딸 도로시, 그리고 17명의 손자와 손녀가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바버라 여사가 잠들어있는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있는 프레지덴셜 도서관 옆에 묻힐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