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나' 경남제약, 경영권 분쟁에 결국 상폐 수순
이희철 전 대표·현 전문경영인·소액주주 경영권 분쟁 장기화
소액주주 5000여명 분통…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 글 올려
경남제약, 17일 한국거래소 상폐 결정 관련 공식입장 발표
【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 경남제약 레모나의 팝업스토어 ‘수현C네 레모나하우스’ 오픈식에서 경남제약 류충효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수현C네 레모나하우스는 레모나의 브랜드 모델인 김수현의 집을 콘셉트로 한 팝업스토어다. 2016.05.23.(사진=경남제약 제공). [email protected]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경남제약에 주식 거래 정지 처분을 내린 데 이어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경남제약이 상장 폐지를 피하려면 경영 개선계획 이행 사항보고를 통해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을 거래소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주식시장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
경남제약은 지난 1993년 창립된 이후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지난 2007년 경남제약을 인수한 이희철 전 대표는 2008년 분식회계로 실적을 적자에서 흑자로 바꿨고 2014년 말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2월 횡령·사기 등의 죄가 인정돼 3년형을 확정 받고 수감 중이다.
류충효 대표 등 현 경남제약 경영진은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를 상대로 분식회계로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160억 원대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는 부인 명의로 돼 있던 지분 13.7%를 자신의 명의로 전환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후 자신의 대리인을 등기이사로 임명하는 등 경영권 복귀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현 경남제약 경영진은 이 전 대표와 별개로 제3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현 경영진들이 임기를 연장하거나 거액의 퇴직금을 받기 위해 미리 특정업체를 인수자로 내정했다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현 경남제약 경영진은 KMH아경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지만 KMH아경그룹은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현재 5000여 명의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하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5일 '강소기업 경남제약 상장폐지 반대합니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에 대해 상장유지 결정을 내리고 경남제약에 대해서는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썼다.
경남제약은 17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상장 규정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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