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부정·비리 1년간 시행령·행정처분으로 버텨야
한국당 반대로 기간 당기기는 어려워…최대가 폐원 조치
한유총 배제·엄정 대처…전사연·한사협과 정책 논의할 듯
유치원3법 중재안, 의결정족수만 채우면 내용 수정 가능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한국당이 빠진 가운데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상정의 건이 통과된뒤 이찬열 위원장이 미래당 인제훈 간사와 민주당 박용진 의원에게 축하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28일 더불어민주당은 가능한 유치원 3법 통과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투표도 거부한 만큼 최장기간인 330일을 꼬박 채울 가능성이 높다. 내년 10~11월쯤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되기까지 법 없이 시행령에 근거한 행정처분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날 복수의 교육부 고위간부들에 따르면 유치원 부정·비리 방지를 위한 신규 대책은 없다. 한 간부는 "쓸 수 있는 모든 패를 내놨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신 지난 17일 입법예고한 시행령과 규칙 개정안에 따라 회계 투명성 제고 등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박백범 차관도 전날 "(문제가 있는 유치원에 대해선)우선 정원감축과 최대 폐원 등 행정처분으로 갈 수밖에 없다. 최대한 엄격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며 "폐원할 경우 설립자와 원장이 타격을 받겠지만, 유치원은 학교처럼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와 학부모들도 피해를 본다"고 우려했다.
우선 내년 3월 정보공시에 따라 200명 이상의 유치원에 국가회계프로그램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내달 중에는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공립유치원 확충계획도 꾸준히 추진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공립유치원 확대, 오후돌봄시간 5시간으로 늘리기 위해 17개 시도 중 서울과 인천을 제외하면 모두 예산편성을 완료했으며, 서울과 인천은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31일까지 국공립유치원 일반모집이 종료되면 맞벌이 자녀의 돌봄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단체 중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변함 없다. 한유총의 불법성 의혹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실태조사 결과도 내년 1월쯤 발표될 예정인 만큼 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다. 대신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한유총을 탈퇴하고 최근 출범한 한국사립유치원연합회 등과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다른 유치원 단체와 협의를 진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나 국세청 세무조사, 가짜뉴스 유포에 대한 경찰 고발 등 엄정 조치하겠다는 기조는 아직 유효하다"면서 "다만 일방적으로 원아모집을 연기하는 유치원은 없고, 폐원을 추진하는 유치원의 경우도 실제 폐원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중재안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원안보다 형사처벌 수위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고 적용시기도 1년간 유예한다는 점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재룡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상임위와 법사위, 본회의 상정 단계마다 일반 의결정족수만 채우면 법안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반수 이상 참여한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찬성한다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대하더라도 원안대로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수준, 또는 유예기간 없이 형사처벌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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