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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주재 北 대사대리 망명 타진설…韓 입국 가능성은?(종합)

등록 2019.01.03 1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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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잠점 후 韓측 접촉 안해…제3국 망명 가능성 무게

【평양=AP/뉴시스】13일 북한 평양 에서 려명거리 준공식이 열렸다. 사진은 군인들이 인공기 등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 2017.04.13

【평양=AP/뉴시스】13일 북한 평양 에서 려명거리 준공식이 열렸다. 사진은 군인들이 인공기 등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  2017.04.13

【서울=뉴시스】김지훈 이재은 정윤아 기자 =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11월 잠적해 제3국으로의 망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되면서 외교가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1월 이탈리아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같은 해 7월 주이탈리아북한대사관을 개설했다.

망명설의 주인공은 조성길 대사대리. 그는 지난 2015년 5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부임했으며, 이후 1등 서기관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 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속에 문정남 대사가 추방되면서 2017년 10월부터 대사대리를 맡았다.
 
조 대사대리는 제3국으로의 망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동구 국정원 제1차장을 만난 후 취재진에게 "(조 대사대리 측이) 잠적 후 두 달간 (국정원 측에) 연락한 적이 없다고 국정원에서 밝혔다"며 제3국 망명 타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북한 고위층 탈북은 1980년대 말 공산권 붕괴 등으로 내부 동요가 일면서 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행을 택했으나 미국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1991년 당시 주콩고북한대사관 1등서기관이던 고영환의 탈북과 1997년 당시 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의 탈북 등이 대표적이다. 1999년 1월 당시 주베를린 북한 이익대표부 서기관이던 김경필은 미국으로 망명했다. 

2000년대 북한 체제가 안정을 되찾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고위층 탈북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2016년 8월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였던 태영호가 가족과 함께 탈북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사흘 만에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범죄자'라고 주장하며 "(태 공사는)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기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 강간범죄까지 감행했다. 지난 (2016년) 6월에 소환지시를 받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가뜩이나 복잡한 북남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며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정부는 북한 고위층이 탈북해 국내로 입국할 경우 남북관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태 전 공사의 경우 미국 등 서방국가로의 망명을 고려하다가 최종적으로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당시 정부는 태 전 공사 일행이 입국한 후에 관련 사실을 밝혔다. 조 대사대리의 경우 최근 남북관계 진전 분위기에 비춰볼 때 한국보다는 제3국행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조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정보 당국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보 사안은 확인해주지 않는다"며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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