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간첩사건 연루 화웨이 제품 '사용금지' 추진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화웨이(華爲) 기술 현지법인의 중국인 간부를 간첩 혐의로 체포한 폴란드가 화웨이 제품 자체를 퇴출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지(時事)와 로이터 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의 사이버 보안 당국자는 전날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생산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사용 금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보안 당국자는 화웨이 폴란드 법인의 마케팅 책임자 왕웨이징(王偉晶)이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8일 체포당한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이)화웨이 제품을 쓰는데 대해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사용 금지 조치를 포함하는 조치가 취해질 공산이 농후하다"고 언명했다.
당국자는 화웨이 제품을 민간 부문에서 이용하는 경우 현행법상 폴란드 당국에 금지 권한이 없지만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 제품은 유럽 시장의 거점인 폴란드에서 완전히 내몰리게 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
한편 화웨이 측은 12일 밤 "왕웨이징이 개인적인 사유로 폴란드 법률을 위반해 체포된 것은 우리 회사의 세계적인 명성에 악영향을 주었다"며 그를 파면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화웨이의 조치는 왕웨이징의 활동이 자사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 단행됐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 등이 안보상 이유 등을 경계해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거나 배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일단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폴란드 정부는 12일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안전보장과 관련한 우려가 커지는 화웨이 의 통신장비에 관한 공동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아힘 브루진스키 내무장관은 라디오 방송 RMF FM과 가진 인터뷰에서 스파이 활동 혐의로 폴란드 방첩기관에 간부직원이 체포된 화웨이에 대해 EU와 나토가 통일된 접근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진스키 내무장관은 "폴란드가 '거대한 시장'인 중국과 좋고 강력하며 매력적인 관계를 맺고 원한다"고 전제했지만 그래도 화웨이를 겨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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