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계획 없다'는 미혼자 3년새 1.8배↑…"삶의질 개선해야"
미혼 여성 26%·남성 18% "결혼계획 無"
'결혼 해야한다'는 미혼자, 3년새 10%p↓
"미혼화 경향, 정책 지원으로 완화 가능"
지난해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서 20~44세 미혼인구 중 결혼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응답률이 3년 전보다 1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미혼인구의 결혼 관련 태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44세 미혼인구 중 '현재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3년 전보다 1.8배씩 증가했다.
지난해 미혼여성 1324명과 미혼남성 114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한 것으로 여성은 25.6%가, 남성은 18.0%가 '현재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결혼 계획이 없는 미혼자가 여성 13.9%와 남성 9.9%였던 2015년과 비교해 11.7%포인트와 8.1%포인트씩 늘었다.
구체적으로 '과거에는 있었지만 현재는 없다'는 비율이 여성 15.4%, 남성 11.3%였다.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다'는 사람은 여성 10.2%, 남성 6.7%로 조사됐다.
반대로 결혼 계획이 있는 미혼인구는 3년 사이 크게 줄었는데, 특히 여성은 그 비율이 64.7%에서 절반도 채 안 되는 45.3%로 급감했다. 남성도 74.5%에서 58.8%로 응답률이 낮아졌다.
결혼 필요성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 또한 긍정은 줄고 부정이 늘었다.
지난해 결혼에 긍정적인 태도('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편이 좋다')를 보인 여성과 남성 비율은 28.8%와 50.5%였는데, 2015년(여성 39.7%, 남성 60.8%)보다 10%포인트 이상 줄어든 수치다.
여성들은 14.3%가 '결혼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으며 남성의 경우에도 이런 비율이 3년 전 3.9%에서 지난해 6.6%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결혼에 대해 일반적으로 보이는 태도와 실제 결혼 의사 사이의 관계성에 주목했다.
결혼의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 남녀 모두 90% 이상 결혼 생각이 있었는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 남성은 85.1%, 여성은 76.4%가 실제 결혼 의향도 없다고 답했다. 즉, 결혼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실제 결혼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결혼에 대해서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식으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결혼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 없다'거나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43% 정도(남성 43.1%, 여성 42.9%)는 결혼 계획이 있었다.
개인의 상황이 달라지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림 보사연 연구위원은 "이런 결과는 우리 사회의 미혼화를 가치관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경향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나타낸다"며 "가족 내 일·가정양립 문제나 미혼 인구의 일자리·주택 문제 등 경제적 상황에 대한 적극적 정책 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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