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슈퍼 주총…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주목'
3월 세 날짜에 과반 쏠려…27일 가장 집중
(이미지=코스닥협회 홈페이지 캡처)
특히 이번 주총 시즌은 약 630조원을 굴리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후 맞는 첫 정기 주총 시즌임에 따라 어떻게 주주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현재 911개사(코스피 397개사+코스닥 514개사)가 주총 개최일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3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27일에 가장 많은 226개사(24.8%)가 주총을 열기로 했다. 다음으로 그 전날인 3월 26일에 179개사, 마지막 주 29일에는 92개사가 주총을 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세 날짜에만 497개사(54.6%), 즉 절반 넘게 쏠려 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예년보다 주총 쏠림이 완화됐다"면서도 "결산과 감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주총이 3월 중순 이후에 몰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협회는 지난해부터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총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총 개최가 특정일에 집중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상장사들이 집중 예정일을 피해 미리 주총 개최 예정일을 공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들 협회는 원래 지난주 15일까지 주총 개최 예정일 신청을 받았으나 일주일 연장해 22일까지 받는다고 이날 밝혔다. 또한 주총 집중 예상일은 기존에 3월 22일, 28~29일로 공지했으나 최근 26, 27일을 추가로 지정했다. 코스피의 경우 특정일에 80개사, 코스닥의 경우 130개사를 넘으면 집중 예상일로 지정할 수 있다.
두 협회에 주총 집중일을 피해 이메일로 신청 기한 내에 예정일을 알리면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공시 우수법인 평가 가점, 지배구조요건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예외 사유 고려, 예탁결제원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수수료 감경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 집중 예상일에 주총을 개최하더라도 상장사는 그 사유에 대한 공시 의무만 있을 뿐 별도의 제재는 없다.
이번 주총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후 첫 번째 맞는 주총 시즌인 만큼 국민연금의 행보에 이목이 쏠려 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상장사는 삼성, 현대,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300개에 가깝다.
국민연금이 집사(Steward)처럼 국민의 돈을 충실히 관리하기 위해 어느 범위까지 주주권 행사에 나설지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로 경영권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한진가 측과 KCGI가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임, 경영방향, 지배구조 등을 두고 어떻게 표대결을 벌일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KCGI는 작년 11월부터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전횡을 견제하고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압박하고 있다. 또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떻게 방향타를 잡을지에 대해서도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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