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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벤 닐 디지털 프로듀서 "아티스트, 최신기술로 소통하라"

등록 2019.03.02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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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닐 디지털 프로듀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벤 닐 디지털 프로듀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아티스트에게는 자폐증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가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들을 관찰했다. 아들을 지켜보면서 알게 된 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했다."

영국 버밍엄오픈미디어(BOM)의 디지털 프로듀서인 벤 닐(40)이 제작한 가상현실(VR)  '비홀더(Beholder)'는 작년 UVA(United Visual Artists)와 함께 자폐의 시선으로 경험하는 시간과 아름다움에 대한 상대적인 경험을 구현한 작품으로 호평 받았다.

최근 서울 인터파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ARKO 국제심포지엄 2019' 참석차 온 닐 디지털 프로듀서는 "보통 자폐라고 하면 부정적, 고쳐져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데 본인들이 행복하게 느끼는 것에 대해 같이 보려고 노력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예술적 상상 기술로 꽃피우다'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6년도부터 펼쳐온 '국제예술공동기금' 사업의 하나로 파트너 기관인 주한영국문화원과 함께 주최·주관했다.

"'비홀더'의 아티스트의 아들은 일반적인 자연적인 형상보다는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예컨대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보다 물방울이 떨어진 뒤의 파장을 더 지켜보려고 한다. VR은 언어적인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는 것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VR을 통해 자폐증을 가진 이들의 관심 분야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셈이다."

버밍엄 중앙에 위치한 BOM은 예술가, 과학자, 기술자로 구성된 협업 커뮤니티다. 전시와 행사에서는 디지털 문화와 과학의 시대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들을 선정한다.

교육 커리큘럼에서는 현대기술로부터 소외된 아이들, 청년들과 함께 한다. 사이버 페미니즘, 흑인 여성 권익 옹호, 장애인이나 노약자처럼 신체 기능의 일부가 본래 기능을 못 하게 된 경우를 돕는 보조 공학 등이 예다. 영국문화원과는 인도네시아에서 소외된 여성, 특히 어머니들이 디지털 기술을 익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닐 프로듀서가 맡고 있는 '디지털 프로듀서'라는 직책 자체가 특별하다. 그는 "단순히 디지털에 한정하지 않고 아티스트를 서포트하고, 전자 기계 프로그램을 만지는 일 등 모든 것을 총괄한다"고 설명했다.

학부 때 순수예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한 닐 프로듀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상황, 다양한 사람과 작업하면서 간극이 생길 때 여러 아이디어로 그 틈을 메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특기했다.

기술이 예술을 표현하는 다양한 도구가 있지만 일부에서는 기술이 예술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한다.

닐 프로듀서는 "아티스트에게는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며 긍정했다. "아티스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최신 기술을 활용하고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기술로부터 출발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 기술이 가져다준 가능성이 많고 가져다줄 가능성도 그렇다. 기술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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