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들 상반기 공채시즌 돌입…AI로 표절 잡는다
롯데, CJ 등 작년보다 모집인원 늘려
AI 검증프로그램 도입…자소서 검토
동영상 콘텐츠 활용 온라인 채용설명회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롯데와 CJ 등 대기업을 필두로 유통업계가 상반기 공채시즌에 들어섰다. 서류전형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베끼기' 지원자를 가려내는 등의 시도가 돋보인다. 사진은 지난 1월9일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의 모습 2019.01.09. [email protected]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14일부터 27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및 하계 인턴십을 채용한다. 1만3000명 규모로, 지난해 공채보다 약 1000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모집 회사는 식품, 관광·서비스, 유통, 화학, 건설·제조 등 41개사다.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 지원자의 직무역량과 잠재력을 중심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AI시스템을 서류전형에 활용한다. 표절 여부를 분석해 지원자의 진실성과 성실성을 판단하는 데 참고자료로 쓸 예정이다. 또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롯데의 인재상에 부합하고 해당 직무에 적합한 지원자를 선발하는 데 참고할 예정이다.
다만 시스템 도입 초기인 점을 고려해 표절여부 분석은 전형결과에 직접 반영하되, 필요인재부합도 분석결과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
CJ그룹도 20일까지 주요 계열사들의 상반기 신입사원공채에 나선 가운데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졸공채로 지난해보다 10% 확대된 1100명 가량을 뽑는다.
7개 주요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는 CJ는 업계 최초로 2015년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 AI 챗봇서비스 'CJ지원자도우미'를 선보인 바 있다.
이어 올해는 AI 챗봇서비스를 고도화해 입사 관련 문의에 24시간 답변해주고 직무 소개영상 '잡티비(JOB TV)'를 영어와 중국어 버전으로도 제작하는 등 CJ는 지원자 중심의 채용 문화를 강화한다.
또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는 글로벌 인재 채용도 확대한다. 해외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신입공채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40%로 끌어올리고 2020년에는 전체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직무 중심 채용 고도화를 위해 스펙 대신 직무별 특성에 따른 면접으로 선발하는 직무 차별화 면접도 시행한다. 지난해 9개 직무를 대상으로 시행했던 인턴십 면접도 16개 직무로 확대 적용한다.
지원대상은 올해 8월 졸업예정자를 포함한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로 서류 전형에 통과한 지원자들은 다음달 20일 CJ종합적성검사(CAT·CJAT)와 5월 말 실무·임원진 면접과정을 거치게 되며 6월 최종 합격자가 결정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AI검증프로그램을 도입했다. 80여명을 채용하는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24일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영업관리직군, 전략기획직군, 재경지원직군, 상품운영직군, 전문직군에서 모집한다. 물류, 정보처리, 산업안전 등 전문 자격을 보유시 우대한다.
채용 과정을 간소화하는 한편 AI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직무에세이 심사를 강화하고 직무적합도를 꼼꼼하게 분석하기로 했다.
기존 오프라인 채용설명회가 가진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지원자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채용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준비했다는 게 특이점이다. 채용 담당자가 직접 출연해 각 전형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해 준다. 현직자 직무 인터뷰, 단골질문 Q&A 등 기존 현장 설명회에서는 담지 못한 정보들도 동영상에 담았다.
연령·전공·학점·어학점수의 제한이 없고 실무진 면접으로 인적성 검사 전형을 대체하는 회사도 있다.
AK플라자는 17일까지 백화점, NSC쇼핑몰(AK&), 온라인쇼핑몰(AK몰)에서 함께 할 인턴사원을 모집한다. 인턴 합격자는 4월 말부터 10주간의 인턴활동을 거친 뒤, 소정의 평가를 통해 7월부터 공채 34기 신입사원으로 전환된다. 모집 인원은 채용 진행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서류전형에서 각종 스펙 점수는 고려 사항이 아니다. 티타임 형식의 캐주얼 면접으로 진행되는 1차 면접에서는 실무진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기존의 인적성 검사를 대체하는 전형이다. 2차 면접은 종합면접(PT·인성)이다.
한편 신세계그룹과 홈플러스는 하반기에 채용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있었던 GS리테일은 올 상반기 별도의 공채 없이 인턴 및 상시채용으로 인력을 수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점포 출점규제, 최저임금 인상 등 편의점업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채용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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