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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합격하고도 771명 자퇴…"간판위주·낮은취업률 원인"

등록 2019.03.14 12:40:32수정 2019.03.14 13: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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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체 대학 약 4%인 9만여명 중도탈락…지방大>수도권大

여전히 명문대 선호…전공적합성 중요한 학종은 중도탈락 낮아

적성무시하고 SKY 가도 낮은 취업률로 중도탈락…재수능 치뤄

서울대 정문

【서울=뉴시스】= 서울대 정문. 2017학년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 중 하나인서울대에서 234명이 중도탈락했다. 2017. 12. 12. (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학생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SKY'대학 합격자 중 771명이 지난해 스스로 학교를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액의 사교육비를 들여 어렵게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합격하고서도 낮은 취업률 등을 이유로 중도탈락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대학알리미'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17학년도) 4년제 대학 제적학생 208만8315명 중도탈락한 학생은 4.5%인 9만3871명이었다. 중도탈락 학생 비율은 2011학년도 이후 7년 연속 4.0%를 상회하고 있다.

탈락 사유로는 자퇴가 52.9%인 4만9682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복학 30.0%인 2만8194명, 미등록 9.4%인 8866명, 학사경고 3.2%인 3029명 순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에서도 1196명이 중도탈락했다. 고려대는 518명, 서울대는 234명, 연세대는 444명이 대학을 합격하고도 학업을 중간에 그만뒀다. 이중 스스로 자퇴를 신청한 학생은 771명이다. 3개교는 전년도에도 1154명이 중도탈락 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중도탈락 학생 수가 600명을 넘는 곳은 경희대(909명), 한국외대(665명), 숭실대(648명), 중앙대(647명), 동국대(621명), 건국대(616명), 국민대(604명) 등이다.

시도별로 보면 전남에 위치한 대학이 6.4%로 중도탈락율이 가장 높았고 대전 5.8%, 전북 5.6%, 경북 5.5%, 충남 5.5%, 경남 5.4%, 광주 5.2%, 강원 5.2%, 경기 4.5%, 서울 2.9%, 인천 2.7% 순이었다. 비수도권 지역의 중도탈락율 평균은 5.2%, 수도권 3.4%보다 높았다.

가톨릭관동대, 경남대, 계명대, 대구대, 동아대, 동의대, 영남대, 원광대, 조선대 등 9개교는 중도 탈락 학생수가 1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면서까지 대학 입시에 목을 매면서도 해마다 약 10만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대학을 포기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에는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인 29만1000원을 기록했다. 가구당 실질적 사교육비 부담은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탈락 학생들이 이처럼 많은 이유에 대해 적성보다는 간판 위주의 대학 진학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한 54개 대학 24만2790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중도탈락율은 4.5%로 가장 높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중도탈락율은 1.5%로 가장 낮았다. 수능은 시험을 통해 확보한 점수로 대학에 진학하지만 학종은 교과·비교과 활동에서 전공적합성을 평가받고 대학을 간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최승후 대학별고사 연구팀장은 "아이들이 적성에 안 맞더라도 대학 위주로 진로를 선택하다보니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낮은 취업률 탓에 명문대 진학이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중도탈락하게 되는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2018년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은 62.8%다. 고려대와 서울대, 연세대 등도 취업률이 68%에 불과했다. 취업률 계산시 처우가 열악하거나 고용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프리랜서, 1인사업자를 제외하면 취업률은 더 내려간다.

취업률이 낮다보니 학생들이 기업 취업보다는 의사나 약사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계열로 이동하기 위해 중도탈락을 결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대에서는 공과대학에서 57명의 중도탈락자가 나왔고 농업생명과학대 54명, 자연과학대 28명 순이었다. 고려대와 연세대에서도 공과대학, 생명과학대학 등이 중도탈락율이 높았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중도탈락이 높은 학과들이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 의사가 취업에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을 해놓고 다시 수능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김정현 회장은 "중고교때부터 진로와 전공적합성을 포괄적으로 연계해 대학을 선택해야 중도탈락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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