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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정부 시위, 경찰실탄 부상자 발생에 격화 확실시

등록 2019.10.02 10: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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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부상자, 4시간 수술 끝에 탄환 제거...생명엔 지장없어

경찰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대응"

【서울=뉴시스】 홍콩 경찰이 1일 취안완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시위자 1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근거리에서 권총을 쏘았으며, 총에 맞은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출처: 홍콩 동망 캡처) 2019.10.01

【서울=뉴시스】 홍콩 경찰이 1일 취안완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시위자 1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근거리에서 권총을 쏘았으며, 총에 맞은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출처: 홍콩 동망 캡처) 2019.10.01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홍콩에서 지난 6월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가 경찰이 쏜 실탄에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향후 시위 전개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8월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여성이 경찰이 쏜 고무탄을 맞고 실명 위기에 처했을 때는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당시 검은색 천이나 눈을 가리는 퍼포먼스를 통해 시위대와 연대를 천명하는 한편 홍콩 당국의 과도한 진압을 비판했다.
 
특히 분노한 시민 수천명이 국제공항 입출국장을 검거하면서 홍콩 공항당국은 같은달 12~13일 항공편 운항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총 979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취소됐고 본토인 2명이 시위대에게 공격을 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시위 주최 측이 추진하던 총파업과 동맹 휴업도 탄력을 받았다. 
 
7월21일 한 지하철역에서 조직폭력배가 포함된 남성 100여명이 시위 참가자와 시민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러 적어도 45명이 부상을 입었을 때도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규모 규탄 시위에 합류했다. 시민들은 당시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지며 경찰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시위가 과격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경찰이 쏜 실탄에 부상을 입은 18세 남학생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은 심장에서 왼쪽으로 3㎝  떨어진 부위에 총상을 입었지만 4시간에 걸친 탄환 적출 수술 끝에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산소호급기 없이 자가호흡을 하고 있다.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왔던 야권 연대 민간인권연대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의 행위를 전쟁범죄이자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도 홍콩 경찰의 근거리 사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놨다.

반면 홍콩 경찰은 이번 사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책임을 시위대에 돌리고 있다.
 
스테판 로(盧偉聰) 경무처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격은)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합리적이고 합법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소수의 진압 경찰들이 다수의 시위대에 공격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고, 총탄을 맞은 학생이 당시 쇠막대기를 들고 있었다는 설명도 내놨다.
 
로 처장은 '경관이 근거리 조준 사격을 했다'는 비판에는 "학생이 경찰 근처에 있었다. 경찰이 (사거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면서 "경관은 왼쪽 팔뚝 부위를 겨냥해 사격했다"고 응수했다. 로 처장은 10월1일 하루에만 경찰관 25명이 다쳤다고도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 참가자 180명 가량을 폭동 및 불법 집회, 공격성 무기 은닉, 경찰 공격 등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교육당국은 이번 사태로 학생들이 동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교육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어 "(피해) 학생과 가족을 위해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면서 "학생들은 신변 안전에 유의하고 폭력과 위법 활동에 절대 관여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하라"고 요청했다. 교육당국은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위험한 활동(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설득해줄 것도 촉구했다.
 
그러나 홍콩 사회내 이견을 조율해야할 정치권은 친중 또는 민주 등 이념에 따라 둘로 갈라선 모양새다.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이른바 민주파 의원 25명은 공동 성명을 내어 경찰이 대응 수위를 높일 이유가 없었다면서 경찰이 근거리에서 사격을 한 것은 자위권의 수준을 넘어선다고 비난했다. 반면 친중 성향인 이른바 건제파 의원들은 '과격 폭력시위자'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놨다. 캐리 람 행정장관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콩=AP/뉴시스】홍콩 시내 중심가에서 1일 반중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날은 신중국 건국 70주년으로, 베이징에서는 역대 최대규모의 열병식이 열렸다.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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