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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이란 추락기의 미사일 격추, 테러 폭발 가능성 조사"

등록 2020.01.09 22: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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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헤란=AP/뉴시스]이란 테헤란 인근에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기체 일부가 불에 탄채 땅바닥에 나뒹굴어 있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202.01.08

[ 테헤란=AP/뉴시스]이란 테헤란 인근에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기체 일부가 불에 탄채 땅바닥에 나뒹굴어 있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202.01.08

[서울=뉴시스]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 이륙 몇 분 후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국제항공(UIA) 소속 여객기 사고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이 미사일 공격 등 여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9일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프 국가안보방위위원회 사무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 조사팀의 추락 현장 파견을 이란 당국과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기술 고장뿐 아니라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격추 가능성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닐로프 국장은 그러면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 유포되고 있는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M1의 잔해 발견설을 직접 거론했다.

추락 직후부터 이란 군이 미군 기지를 공격하기 위해 쏜 러시아 미사일이 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잘못 맞춰 추락시켰다는 음모론이 돌았다.

그러나 이 음모론은 여러가지 흠결을 가지고 있다. 이란은 8일 새벽 1시45분부터 30분 동안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1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행 비행기는 아침 6시12분에 테헤란 호메이니 공항에서 이륙했다.  
 
3곳에서 발사되었다는 이란의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은 사망자나 부상자가 한 명도 없는 등 굉장히 소심한 성격으로 '시늉'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이란이 4시간 뒤 2차 공격을, 그것도 항공기 격추 위험이 있는 루트로 실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항공기의 추락 당시 현상도 격추 같은 이상 원인보다는 단순 기술 고장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여객기는 비록 관제실과 교신을 하지 않았지만 목적지를 향해 서진하다가 돌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까운 공항으로 가던 중 추락했다. 미사일에 맞은 비행기가 취할 움직임은 아닌 것이다.

또 이 비행기는 추락 전에 공중에서 이미 불길에 싸여 있었다고 많은 목격자들이 말하고 있다. 미사일에  맞았다면 화염없이 실속해서 빙빙 돌다 추락해 산산조각나는 편이 더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 민간항공 당국은 이런 점을 강조하면서 구체적 설명없이 기능 문제 때문에 추락했다고 말하고 있다. 테헤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사고 직후 기술적 고장이라고 말했다가 이 대목을 삭제했는데 로이터는 서방 정보기관 전문가들이 이상한 원인보다는 기술 고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위원회 사무국장 발언에 앞서 항공기 추락과 관련해 시중에 나돌고 있는 음모론에 휘씁리지 말 것을 당부하고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안보 당국은 음모론과 상관없이 미사일 격추는 물론 드론과의 공중충돌, 기내 테러 활동에 의한 폭발 가능성도 진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란 당국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사망자가 발생한 캐나다와 스웨덴의 조사 참여를 허용했다. 이란이 조종실 녹음과 비행 데이터가 들어있는 블랙박스를 미국이나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넘기지 않겠다고 하자 이란군 연루 음모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국제 협약상 항공기 추락이 발생한 현지의 정부가 조사를 주관하도록 되어 있어 이란이 미국에 블랙박스를 넘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단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제조사 규제 당국인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게 조사 참여를 권유하고 허용하는 것이 국제 관행이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및 캐나다와 스웨덴에는 조사 합류를 요청했지만 사이가 안 좋은 미국에게는 아직 이런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고기 기종는 보잉 737-800으로 3년 되었으며 승무원 11명이 포함된 사망자 176명은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등 7개 국적이다. 캐나다 국적인 탑승자 대부분이 이란계로 이란인 포함 이란계 탑승자가 147명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내전이 발발한 석 달 뒤인 2014년 7월 내전 지역 동부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돼 240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었다.

 크림반도 합병 직후 동부 반란군을 돕고 있던 러시아가 부크 미사일과 발사대를 국경 넘어 동부 반란군 진영으로 직접 이동한 뒤 우크라이나 정부군에게 쏘다가 말레이 항공기를 격추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러시아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자국 항공사 여객기의 이란 추락과 관련해서 러시아제 미사일 격추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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