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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고용·수출 전방위 타격…정부 "코로나19 종식이 곧 반등"(종합)

등록 2020.04.17 10: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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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그린북 4월호 진단…"내수 위축, 고용 둔화, 수출 불확실성"

"생산·소비 부진에 1분기 역성장 배제 못해…내수 위축세는 멈춰"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수급자격신청 상담창구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4.1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수급자격신청 상담창구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4.1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월 단위로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정부 인식을 보여주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내수뿐 아니라 고용, 수출 측면에서도 경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 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된 영향이 컸다. 연초 반등을 기대했던 수출 지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다음 주 중으로 고용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17일 공개된 그린북 4월호에서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련 고용 지표가 크게 둔화되고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 실물 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후 3달여 만에 우리 경제에 대한 전방위적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에서도 공식화한 셈이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기재부는 실물 경제 상황에 대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만 언급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을 띠는 수출과 고용 지표에서도 타격이 가시화되자 둔화, 어려움 등의 단어로 진단 수위를 높였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 수출, 고용 모두 코로나19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이 곧 반등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서 마이너스 여부를 밝히긴 어렵지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면서 "서비스업 생산이나 소비 등 지표를 보면 1분기에 상당히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 줄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5월(-24만 명)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였다.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면 업무 비중이 높고 내수에 민감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고용 상태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매출 급감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 가한 타격이 특히 컸다.

특히 일시 휴직자가 전년 대비 126만 명 불어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160만7000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치다. 정부는 일시 휴직자에 대해 휴직 사유가 해소될 경우에는 일반적인 취업자로 복귀하지만, 향후 고용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실업자 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태라고 해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와 관련 3월 고용동향을 주요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0.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와 관련 3월 고용동향을 주요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0.04.17. [email protected]

개선 기미를 보이던 고용 지표마저 흔들리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소집해 상황을 점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서비스업 일자리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그 피해가 임시·일용직, 특수형태근로자, 자영업·소상공인 등 고용 안전망으로부터 취약한 계층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최근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타격이 다른 산업·계층으로 전이·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향후 고용 상황에 불확실성이 잔뜩 끼어있다는 진단이다. 김 과장은 "코로나19 상황과 연계돼 있어 현시점에서 향후 상황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생의 근간은 사람과 일자리이며 고용 지표는 민생 여건을 판단하는 가늠쇠"라면서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고용 한파가 시장에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적었다.

정부는 ▲고용 유지 대책 ▲실업 대책 ▲긴급 일자리·신규 일자리 창출 대책 ▲사각지대 근로자 생활 안정 대책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 정책을 다음주 초 확정·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상황이 좋지 않다. 3월 통관 기준 수출(잠정)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한 46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출단가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기재부는 분석했다. 반도체(-2.7%), 일반기계(-3.8%), 석유제품(-5.9%), 석유화학(-9.0%), 선박(-31.4%) 등에서 부진했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9%), 중국(-5.8%) 등 국가로의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을 보면 전년 대비 감소폭이 –6.4%로 더욱 커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보다 본격적인 영향이 4월부터 나타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김 과장은 "중국 내 생산 차질 영향으로 2월에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 마이너스를 보였었다"며 "3월에는 다소 완화됐지만, 4월 들어 글로벌 수요의 감소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서비스업과 관련된 소비재를 중심으로 영향이 감지되고 있다"며 "주요국의 '록다운'(lockdown) 추세에 따라 향후 변동 상황 역시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소비 지표는 역사적인 수준으로 악화했다. 2월 기준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감소하면서 1월(-3.1%)보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월에 전년 대비 -96.5% 급감했는데, 감소폭은 1998년 월별 집계 이후 가장 크다. 백화점 매출액(-34.6%), 할인점 매출액(-13.8%) 등도 소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계속해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카드 승인액(-4.3%)은 2017년 10월(-0.8%) 이후 2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서울=뉴시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635명이다. 이 중 7829명이 완치 후 격리해제됐다. 전체 누적환자 중 격리해제 환자를 의미하는 완치율은 73.6%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635명이다. 이 중 7829명이 완치 후 격리해제됐다. 전체 누적환자 중 격리해제 환자를 의미하는 완치율은 73.6%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김 과장은 "속보 지표를 보면 확진자 수 증가세가 확연히 줄어든 이후로 추가적인 내수 위축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서 분명 반등할 것이기에 그 시점을 지속해서 관찰하면서 반등을 위한 정책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모두 전월 대비 -4.8%, -3.4% 쪼그라들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과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이 모두 하락하고 있어 투자 지표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전월 대비 -3.8%, -3.5% 후퇴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도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실물 지표가 악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3월 기준 농업 외 분야에서 취업자가 70만1000명 줄면서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실업률은 1975년 1월 이후 최대 폭(0.9%포인트) 오르며 4.4%를 기록했는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불어나면서 4월에도 급등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도 크게 위축됐고, 소매판매는 역대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감염병이 시작된 중국에선 1~2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등 지표가 작성된 이래 처음으로 뒷걸음질했지만, 3월 들어서는 다소 정상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긴급사태를 선언한 일본에서는 생산·소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2013년 7월부터 유지하던 '회복' 진단을 '어려운 상황'으로 틀었다. 이동 제한, 상점 영업 중단 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유로존(Euro zone)에선 서비스업에서 큰 위축세가 나타났다.

한편 금융 시장 불안은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면서 다소 완화됐다고 봤다.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인 대량 매도세 등이 나타나면서 3월 중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전월 대비 -232.4%, -41.6%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국제유가 불안이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210원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로 단기물은 하락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2차 추경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면서 장기물은 상승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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