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수행평가 사라지나…"지필평가 쏠려 사교육 유발"
원격·등교수업 병행 정착에 초점…"평가부담 완화"
과제형 수행평가 허용 논란도 "교사가 방법 모색"
"학교 결정할 사항 많아져…방역·행정부담 줄여야"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마지막 4차 순환등교가 시작된 8일 오전, 충북 청주 경덕중학교 한 교사가 하복을 입고 첫 등교한 1학년 학생들에게 안내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충북에서는 초 5·6, 중1, 약 4만 2000여 명이 첫 등교에 나섰다. 2020.06.08 [email protected]
지필평가에 몰릴 경우 공교육이 흔들리고 사교육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6일 발표한 '2020학년도 2학기 학사운영 세부 지원방안'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에서는 수행평가와 지필고사 중 하나만 선택해 실시할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중학교 1·2학년까지 평가를 시행하지 않아도 되고 중3과 고등학교는 지필평가를 그대로 치른다.
1학기에는 예·체능 과목으로 제한됐던 온라인 수행평가도 2학기에는 더 늘어났다. 입시와 관련 있는 과목을 제외하면 모두 동영상으로 수행평가를 제출할 수 있다.
교원단체들은 일단 학교현장의 평가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조성철 대변인은 "1학기 대면수업이 짧아 교사들이 단기간 여러 번 수행평가와 지필평가를 몰아서 실시하다보니 부담이 크고 학생들도 괴로워했다"며 "1학기에 너무 학습에 허덕였기 때문에 2학기에는 학생들의 교우관계나 사회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심리·정서방역에 힘쓸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정현진 대변인도 "거리두기 단계별로 평가지침을 나눈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현재 1·2단계인데 1·2단계와 3단계로 나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대다수 학교가 수행평가보다는 지필평가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학기 두 차례 있는 지필평가의 중요성이 올라가면 성적 위주의 줄세우기 교육에 쏠릴 우려도 높아진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선임연구원은 "현장에서는 수행평가가 점수 시비도 많고 교사 출제과정과 채점까지 너무 많은 부담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지필 100%로 갈 우려가 있다"며 "지필평가의 비교육적 부분이 분명 있고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과정중심평가를 강조하는 흐름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의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세종시 소담중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동선에 맞춰 보완점을 점검하고 있다. 2020.05.26. [email protected]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과제형 수행평가를 금지하는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일부개정령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과제형 수행평가가 소위 '부모숙제'로 불릴 만큼 부모가 개입할 여지가 있고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원격수업 비중이 높아지자 다시 일부 허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외부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횟수나 내용 등 학교가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각 학교와 교사가 2학기에 구체적인 수업과 평가방식을 결정하게 된 만큼 교사들이 수업과 학생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역 등 여타 행정부담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은 "자체 현장설문 결과 70%가 행정업무가 경감되지 않았다고 체감한다"며 "과밀학급 대책이 빠졌고 수도권 등교인원이 늘어나며 학교와 교사의 방역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과감하게 업무를 줄이고 불필요한 사업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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