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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은 환기구 전파 가능성 낮다지만…찝찝한 구로APT 집단감염 원인

등록 2020.08.27 15: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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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아파트 누적 확진자 28명으로 증가…아파트 주민은 8명

구로구 "5개층 5가구에서 확진자 나와 환기구 전파경로 추정"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선별진료, 방역 등을 하고 있다. 2020.08.2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선별진료, 방역 등을 하고 있다. 2020.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 같은 라인에 거주하는 5가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난 뒤 자치구에서 '환기구'를 통한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판단이 나와 코로나19 공기전파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지만, 홍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알려진 바 있어 뒤끝이 영 개운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통상적으로 코로나19의 주된 전파경로를 에어로졸(공기중 전파)보다는 비말(침방울)로 판단하고 있다.

27일 서울시, 구로구 등에 따르면 구로구 아파트 관련 누적 확진자는 28명으로 증가했다. 이중 아파트 확진자는 총 8명이다. 해당 아파트 확진자가 나온 동에는 268세대 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시는 지난 25~26일 아파트 앞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436명을 검사했다.

눈에 띄는 점은 해당 아파트의 확진자들이 모두 같은 라인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층 높이의 복도식 아파트인 이곳에서는 같은 동 5개 층에서 층별로 1가구씩 5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A동에 101호, 201호, 301호 등의 식으로 총 5개층 다섯 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현재까지 주민들끼리 밀접접촉한 정황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런 점 때문에 구로구는 '환기구'를 전파경로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공교롭게도 확진자들이 한 라인에서 나왔기 때문에 구 역학조사관은 환기구를 감염경로로 추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환기구 환경검체 검사를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환기구 등 공조시스템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월 홍콩 외신에 따르면 올해 1월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 A씨와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거주하는 주민 B씨가 추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B씨는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아래층에 살고 있었다. 이 때문에 건물 내 배기관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환기구 등 공조시스템에 의한 감염 사례는 국내에 보고된 바 없다고 우리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구로구 아파트와 관련해서 최종적인 역학조사가 지금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환기구를 통한 전파 경로와 관련해서는 조금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단 위층에서 먼저 환자가 발생한 상황이고,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지만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경기 의정부 한 아파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한 아파트 동에서 5개 가구, 9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이 아파트에서는 주민간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

권 부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승강기 내에서의 전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승강기 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공기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5μm 이하의 에어로졸이 생성되는 제한적인 환경에서만 공기전파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아파트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건축전문가, 설계전문가 등과 함께 '환기구'를 포함해 하수구, 엘리베이터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열어놓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구로구 아파트의 경우 역학조사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며 "환기구를 통해 감염됐다고 하면 아파트 구조가 다 연결돼 있어야 하는 만큼 해당 아파트의 구조를 조사하는 게 관건으로, 엘리베이터나 확진자의 동선 등을 파악하는 게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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