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이루트 도심까지 공습…"민간 지역서 무장단체 대원 타격"(종합)

지난해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첫 베이루트 도심 공습

이스라엘, 드론 통해 이슬람 무장단체 조직원 아파트 공격

"가자 군사작전 거의 끝났고 이란 개입 가능성 낮다" 분석도

[베이루트=AP/뉴시스] 30일(현지시각)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 중심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은 건물 위로 소방차 사다리가 뻗어 있다.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이스라엘군이 30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도심을 공습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수도 중심부 공격이다.

AP통신과 알자지라, DW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베이루트 서남부의 주택가 알콜라 지구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AFP통신은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 드론이 이슬람 단체 자마 이슬라미야 조직원 2명이 소유한 아파트를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날 외신들은 알콜라 지구의 한 아파트 건물 위층이 폭격을 당했으며, 목격자들은 굉음을 듣고 건물 위층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봤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계열 강경파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은 이번 공습으로 지도부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3명은 PFLP 정치국 위원이자 군사 안보부 책임자 무함마드 압델 알, PFLP 군사부 소속이자 레바논 군사 사령관 이마드 오데, "순교 영웅 동지"로 묘사되는 압둘 라흐만 압델 알이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시내 중심가를 공습한 것은 헤즈볼라와의 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8일 이후 처음이다.

이전까지 이스라엘군은 외곽 공습 등을 통해 헤즈볼라 고위 관료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해 왔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피격된 장소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이었다.

이번 공습이 이뤄진 알콜라 지구는 베이루트 교외 다히예에서 약 3㎞ 떨어진 중심부 지역이다. 민간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등 교통수단과 상점·시장 등이 밀집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1000명 이상의 레바논인이 사망했고 6000명이 부상했다. 민간인이 몇 명인지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의 격렬한 공격으로 인해 레바논 역사상 "최악의 이주 위기"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W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군사적 역량과 인프라를 손상시키고 약화시키기 위해" 레바논에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연구소 아랍 정치 프로그램의 수석 연구원인 하닌 카다르는 DW에 이스라엘군이 현재 레바논에서의 분쟁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데엔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카다르는 "첫째, 더 이상 가자지구에서 대규모의 이스라엘 군대가 필요하지 않다"며 "가자에서의 군사 작전은 거의 끝났고, 최소한의 병력으로 나머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번째,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정보를 이용해 침투하는 것이 매우 쉽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헤즈볼라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억제돼 있고 훨씬 더 비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카다르는 '비효율적'이란 단어에 대해 "이란이 헤즈볼라의 대응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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