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사망 1위 '난소암'…증상 없어 조기진단 중요
여성암 사망자 47% 난소암
발병해도 뚜렷한 증상 없어
"질초음파 등 조기진단 중요"
이는 난소암 환자들에게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명률도 높아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린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47%가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자궁경부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 다른 여성암보다 현저하게 생존율이 낮은 것이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병하는 암으로서 표면 세포에 생기는 상피성 난소암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난소암은 'BRCA1', 'BRCA2' 같은 특정 BRCA 유전자의 돌연변이 또는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인 유방 및 난소난관절제술을 받은 이유가 바로 이 BRCA 유전자 때문이다.
또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임신·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등 배란을 오랫동안 하는 것도 위험요인에 속한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에서 흔히 관찰되는 자궁내막증 환자에서 투명세포 난소암이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난소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경구용 피임약 복용이 고려되는데, 이는 난소가 반복적으로 생성 및 소멸되는 배란 횟수를 줄여 난소를 쉬게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경구용 피임약을 5년 이상 꾸준히 복용한 경우 50% 이상 난소암의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고 밝혀진 바 있다.
다만 피임약 복용에는 출혈, 혈전, 유방통증, 두통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만큼 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한 난소는 암이 발병해도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골반 부위의 불편감이나 소화가 안 되는 듯 한 더부룩함, 하복부 팽만감 정도가 발현 증상으로 이마저도 초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아 난소암의 70% 이상은 3기 넘게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진단에는 부인과 질초음파와 종양표지자인 CA125 검사를 하게 되고, 악성이 의심되면 난소의 성질과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MRI·PET-CT검사 등이 활용된다. 가장 확실한 진단은 수술을 통해 떼어낸 조직을 검사하는 것이다.
난소암은 수술로 병기를 결정한다.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해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표준 치료다.
수술 시에는 직접 눈으로 암세포 전이 정도를 확인 후 최대한의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복강경 보다는 많은 경우에서 개복술로 진행된다.
그리고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암세포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부분에서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산부인과 장하균 교수는 "최근 서구화된 생활 습관으로 난소암 발병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특이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국내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2.1% 수준이지만, 적극적인 검사로 초기에 발견하게 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져 부인과 질초음파나 종양표지자 검사 같은 조기진단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전자 변이가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예방적 난소·난관 절제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난소암은 분명히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최근에는 항암제 외에도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고무적인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고 다학제 협진을 통해 잔류 종양을 최소화하는 한편 다양한 항암 및 표적, 면역치료가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난소암 치료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전문의와의 열린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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