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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회담, 시작과 동시에 설전…中 "美 민주주의 신뢰 안 해"(종합)

등록 2021.03.19 09:38:51수정 2021.03.19 12: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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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스템, 추상적 개념 아냐"…신장·홍콩·대만 등도 거론

발언 길이로도 논쟁…국무부 "中, 공개 발언 합의 위반"

[워싱턴=AP/뉴시스]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팽팽한 설전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임명 전인 지난 1월19일 상원 외교위 인사 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는 모습. 2020.03.19.

[워싱턴=AP/뉴시스]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팽팽한 설전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임명 전인 지난 1월19일 상원 외교위 인사 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는 모습. 2020.03.19.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을 맹렬한 설전으로 시작했다.

CNN과 CBS, AP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 모두발언에서 '더 폭력적이고 불안한 세계(far more violent and unstable world)'를 거론하며 중국의 국제 규범 및 질서 존중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 행정부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강화하고 미국의 관심사를 개선하기 위해 외교를 통한 선도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시스템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이 국제 질서를 무시하고 있다는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시스템은)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다자 간 노력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게 하며, 모두가 같은 규칙을 따른다는 확약 하에 세계 상업 행위에 (각국을)참여하게 한다"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와 반대 개념으로 '승자 독식(winners take all)'을 꼽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더 폭력적이고 불안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홍콩과 대만, 신장 문제도 거론됐다. 블링컨 장관은 "이런 행동은 세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라며 "그 문제들은 '내정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오늘 문제를 제기할 의무를 느끼는 이유"라고 했다.

중국 측도 강하게 응수했다.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이 자국의 이미지를 바꾸고 세계 다른 나라에 자신들 고유의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일을 그만두는 게 중요하다"라고 발언했다. 미국이 자국 체제를 타국에 강요한다는 뉘앙스다.

양 정치국원은 이어 "미국 내 많은 국민이 실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미국 측의 부당한 비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미국의 중국 상대 행보가 양국 관계를 "전례 없는 어려운 기간에 들게 했다"라고 발언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2020년 8월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입국해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2021.03.1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2020년 8월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입국해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2021.03.19.  [email protected]

그는 이런 상황을 "양국 국민의 관심사에 해를 입힌다"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을 옥죌 방법은 없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거론하고, 미국이 자금과 군사력을 동원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가했다.

양측은 이날 참석자들의 발언 시간을 두고도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회담과 관련해 중국 측이 기존 합의된 발언 시간을 어겼다며 "이목을 끄는 데 열중하고, 실체보다 연극 같은 행동에, 공개적인 연극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라는 입장을 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의 모두발언 시간은 약 10여분, 양 정치국원의 모두발언 시간은 약 18분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 땅에서 최초로 대면한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크다. 이날 회담에는 블링컨 장관을 비롯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에서 양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앞서 백악관은 회담을 앞두고 젠 사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홍콩과 대만, 위구르 문제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겠다면서도 "협력할 방법과 기회의 영역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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