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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구급차도 '펑'...화상 입었어도 '인명구조' 먼저 생각한 소방관들

등록 2021.03.21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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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공장 폭발화재 직전 구급출동 중 변 당해

구급차 형체도 없이 파손…"목숨 건진 건 천운"

불길에 화상 입고 피부 찢겨도 상황 전파 먼저

[논산=뉴시스] 18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충남 논산시 노성면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에서 소방당국이 잔불 진화 및 인명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논산소방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논산=뉴시스] 18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충남 논산시 노성면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에서 소방당국이 잔불 진화 및 인명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논산소방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지난 18일 충남 논산시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 사고는 3명의 119구급대원들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18일 오전 1시52분께 논산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공장 건물 7개동 3032㎡를 태우고 3시간 28분만에 꺼졌다.

이 사고로 공장 직원 1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에는 논산소방서 황연화(32) 소방장과 김선혜(27)·정철호(27) 소방사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당초 화재가 아닌 구급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이었다. 

폭발 화재가 발생하기 18분 전인 1시34분께 충남소방본부 상황실에 이 공장에서 야간 작업을 하던 직원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한달음에 달려갔던 것이다.

현장에 도착해 응급의료장비를 챙겨 구급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공장에서 굉음을 동반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 압력에 의해 구급차 지붕이 터지면서 전복됐다.

[세종=뉴시스] 지난 18일 충남 논산시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 폭발 화재 사고 전 현장에 구급출동해 신속 대처한 김선혜 소방사, 황연화 소방장, 정철호 소방사(사진 왼쪽부터). 2021.03.21.

[세종=뉴시스] 지난 18일 충남 논산시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 폭발 화재 사고 전 현장에 구급출동해 신속 대처한 김선혜 소방사, 황연화 소방장, 정철호 소방사(사진 왼쪽부터).  2021.03.21.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김 소방사는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얼굴에 1도 화상과 함께 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황 소방장과 정 소방사는 폭발 압력으로 뚫인 지붕으로 겨우 빠져나왔지만 온 몸에 화상과 찰과상을 입은 상태였다.

공장에선 그 뒤로도 연속해서 폭발음이 났고 곧바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가 삽시간에 먹구름처럼 퍼져나가 공장을 뒤덮었다.

그러나 공장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아는 구급대원들은 현장에 남아 성치 않은 몸으로 "대피하라"고 외쳐댔다.

특히 김 소방사는 얼굴 화상으로 피범벅이 돼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상황실을 연결해 현장 상황을 신고·전파하며 소방력의 빠른 출동·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공장 안 사람들이 너무 걱정됐을 뿐이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된다는 생각에 더 많은 소방력을 지원받기 위해 애썼다"며 "아픈 것도 사실 몰랐다. 나중에 병원에 이송돼서야 내 상태를 알아차렸다"고 했다. 

김 소방사의 신고를 시작으로 47건의 신고가 상황실에 더 접수됐다. 당시 폭발 화재가 얼마나 컸었는지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세종=뉴시스] 지난 18일 충남 논산시 노성면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 폭발 화재로 인해 119구급차량이 전복돼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 소방청 제공) 2021.03.21.

[세종=뉴시스] 지난 18일 충남 논산시 노성면 한 전자부품 제조공장 폭발 화재로 인해 119구급차량이 전복돼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 소방청 제공) 2021.03.21.

이들의 이 같은 헌신과 신속 정확한 대처로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갈 뻔한 위기를 면했던 것이다.

현재 김 소방사를 비롯한 구급대원들은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도 병행 중이다.

구급대원 3년차인 김 소방사는 "목숨을 건진 게 천운이라고 할 정도였지만 저 뿐 아니라 모든 구급대원들이 다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며 "인명 피해를 더 줄이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구급대원은 오랜 꿈이었고 꿈을 이룬 뒤엔 사명을 잊지 말자고 늘 되새겨왔다"며 "사람을 도와주고 구하는 것에 큰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다. 빨리 회복해 현장으로 돌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방청과 충남소방본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이 심한 구급차를 폐기 처리하지 않고 교육 및 역사전시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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