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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마비 엿새째…예인선 2척 추가 투입(종합)

등록 2021.03.29 0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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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수위 높아지는 만조 맞아 부양 시도

운하 책임자 "운하 재개방 일정? 모른다"

[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멈춰선 모습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2021.03.28.

[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멈춰선 모습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2021.03.2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선 지 엿새째인 28일(현지시간) 예인선 2척이 추가 투입됐다.

AP통신은 마린트래픽닷컴(MarineTraffic.com) 위성사진 데이터를 분석해 네덜란드 알프 가드(Alp Guard)와 이탈리아 카를로 마그노(Carlo Magno)가 예인 작업 지원을 위해 이날 오전 수에즈 근처 홍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예인선 11척이 구조 작업 중이다.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 일본 쇼에이기센으로부터 용선한 에버기븐은 지난 23일 오전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로 향하던 중 수에즈 운하 남쪽 인근에서 멈춰 섰다. 에버기븐은 길이 400m, 폭 59m, 22만t 규모로, 세로로 세우면 에펠탑보다 높다.

이런 거대 컨테이너선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무역의 핵심 통로를 막아서자 전 세계 물류 흐름은 차질을 빚고 있다.

에버기븐을 관리하는 독일 선사 베른하르트 슐테는 준설선이 모래와 진흙을 제거하는 동안 예인선이 에버기븐을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6일부터 준설선이 배 뒤쪽의 진흙 등을 파낸 결과 27일 밤 에버기븐은 100피트(30.5m) 정도 움직였다. 시간당 2000입방미터(m³)를 퍼낼 수 있는 특수 준설선을 포함한 준설선들이 에버기븐의 뱃머리 주변에서 작업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선 에버기븐호 앞의 굴착기. 25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이 제공한 사진. 2021.03.26.

[AP/뉴시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선 에버기븐호 앞의 굴착기. 25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이 제공한 사진. 2021.03.29.

27일 오후 기준 운하 동쪽 18m 아래까지 준설이 진행됐지만 에버기븐이 깊고 단단하게 박혀 있어 인양 작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밤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를 맞아 에버기븐을 띄우는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요일(28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에버기븐에 실린 2만개 컨테이너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당국은 이 작업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은 운하 폐쇄 기간을 늘릴 수 있어서다.

쇼에이기센은 인양 작업이 실패하면 컨테이너 운반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좌초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베른하르트 슐테는 강한 바람을 사고 원인으로 제시하면서, "초기 조사는 기계나 엔진 결함을 원인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당시 에버기븐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적어도 1건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운하 책임자인 오사마 라베이 중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바람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람의 실수나 기계 결함 문제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이집트 현지 엑스트라 뉴스 인터뷰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컨테이너 양하(揚荷·짐을 내리는 것) 작업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언제 운하를 재개방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모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번 사고는 이미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전 세계 공급망에 더 큰 압박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석유와 가스 수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운하 서비스 회사인 레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320척 넘는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나 홍해로 가려고 대기하고 있다. 이중 적어도 10척에는 가축이 실려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주변을 도는 우회 항로를 택하는 선박도 늘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해운사인 메디터레이니언 쉬핑 컴퍼니는 이미 적어도 11척의 선박 경로를 희망봉 근처로 돌렸다고 밝혔다.

희망봉 우회 경로는 항해 일정을 수주 늘리고, 하루 연료비로는 2만6000달러(2900만원) 이상이 든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컨테이너로 수송되는 물자 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코로나19로 인한 기존의 문제를 넘어 공급망을 교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처리했으며, 지난해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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