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체제 '무난한' 지도부 완성…'스타일' 평가는 일러
사무총장은 군 출신, 정책위의장은 율사 출신
계파색 옅고 능력 고려한 무난한 인사란 평가
역할에 따라 초선·중진 발탁 병행하며 '균형감'
대선 관리, 경선룰 세팅에서 '스타일' 드러날 듯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email protected]
지난 11일 당대표로 선출된 지 엿새 만에 진용을 갖춘 이준석호는 잇단 파격 행보 속에서 주변의 불안한 시선을 의식한 듯 비중 있는 당직은 선수(選數)를 고려하는 균형감을 보여 일각의 우려를 해소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예고했던 대로 공정과 능력주의를 중시하는 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 국면에서의 관리 능력이나 경선 과정에서 룰 세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이준석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당 사무총장에 강원 출신 3선 한기호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는 부산을 지역구로 둔 3선 김도읍 의원을 각각 최고위원회 의결과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했다.
당의 살림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대선을 앞두고 역할 비중이 더 커진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4선 권영세 의원이 이 대표의 삼고초려에도 사무총장직을 고사하면서 차선책으로 한기호 의원이 결정됐다.
이를 두고 영남권 비중이 큰 당 내에서 비주류나 다름없는 강원 출신인데다 계파색이 옅은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 대표의 '천안함 눈물'과 연계지어 군 장성 출신인 한 의원의 원리원칙주의적인 면모를 주목하기도 한다.
한 의원은 원내부대표, 최고위원, 강원도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등의 이력으로 사무총장직을 맡기에는 한계론도 제기됐으나 사무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웬만한 자격은 갖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가 권영세 의원을 지도부로 영입하지 못했지만 권 의원을 모셔오려고 하는 행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군 출신으로 합리적인 성품이라 당 내 조직 관리에서도 대선 국면에서 큰 잡음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반면 한 의원의 과거 막말 논란을 들어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한 의원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으로출국한 것을 두고 "이일병 교수, 이해가 된다. 강경화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 "강 장관도 이해가 된다. 장관이 일등병과 살았으니 장군하고 살았으면 몰라도"라고 조롱한 바 있다.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선 "북한은 언론 매체에 바다에 떠내려온 오물을 청소했다고 하는데 청와대는 아무런 대꾸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그 오물 쓰레기 중 하나가 아닌가"라고 문 대통령을 오물 쓰레기로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총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email protected]
정책위의장으로 율사 출신의 국회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을 임명한 것도 무난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주로 경제전문가 중심의 정책통을 발탁했던 관행과 달리 이 대표가 "정무적인 정책 전문성을 더 중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당 내에서 나온다.
이력을 놓고 보면 김 의원은 원내부대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김 의원이 3선으로서 의정활동을 한 경험과 다양한 현안을 다루면서 이해관계가 있는 관련 분야를 어떻게 잘 조정할 것인가를 이 대표가 염두에 뒀을 것이란 지적이다. 학자 출신은 아니지만 각 분야마다 전문성을 가진 의원들을 이끌고 대선공약을 다루는 정책위의장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으로는 모두 영남권 초선인 서범수, 황보승희 의원을 먼저 선임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PK 지역구를 가진 데다 이 대표가 활동하는 협동조합 방식의 카페 '하우스(how's)' 조합원이라는 점을 지적받기도 했지만 큰 논란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 지도부에서 '레드팀'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비서실장이나 수석대변인은 아무래도 당대표와 함께 활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평소에도 조금 개인적으로 좀 신뢰하는 분들이 필요하고 그 분들도 역할을 잘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기호 의원이나 김도읍 의원에 대해서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기 때문에 인선을 참 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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