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원, 25년 학대 계부겸 남편 살해 여성 석방
유죄 선고 불구 4년 징역 중 3년 집행유예…이미 1년 복역해 자유
프랑스 국민들 환호하며 박수…12살 때 첫 성폭행 후 17살 때 강제 결혼
학대 속 14년 성매매 강요받아…딸까지 학대하려 하자 분노해 살해
[서울=뉴시스]처음에는 자신의 의붓아버지로서, 나중에는 남편으로서 수년 동안 자신을 학대해온 남성을 총으로 쏴죽인 프랑스 여성에 대한 재판이 21일 프랑스 중부 샬롱쉬르손에서 시작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프랑스 법원은 25일(현지시간) 바코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이 가운데 3년은 집행을 유예했다. 그녀는 이미 복역한 기간이 있어 이날 곧바로 풀려났다.
지난해 3월 남편에게 총을 쏴 살해했음을 시인했던 바코트는 유죄 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쓰러져 기절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집행 유예를 받아 석방됐다.
40살의 바코트는 12살 때 의붓아버지이던 다니엘 플롯에게 처음으로 성폭행당했으며, 17살 때 25살이나 나이가 더 많은 폴렛의 아이를 임신해 강제로 결혼해야 했다. 그녀는 자녀를 4명이나 낳았지만, 폴렛의 학대 속에 14년 동안 성매매를 강요받았으며, 폴렛이 딸까지 학대하려 하자 더이상 참지 못하고 2016년 3월 폴렛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25년에 걸쳐 폴렛에게 학대받은 바코트 <ㄴ의 삶이 알려지자 70만명이 넘는 프랑스 국민들이 그녀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그녀가 겪은 충격적 학대는 프랑스 사회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날 법원이 바코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그녀가 풀려나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그녀는 기자들에게 "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안심이 안 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전히 망가졌다. 그저 네 자녀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바코트의 변호인 나탈리 토마시니는 판사의 선고에 앞서 배심원들에게 "바코트는 단순히 석방되는 것이 아니라 혐의가 완전히 벗겨져야 한다"고 호소했었다. 토마시니는 바코트가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바코트가 다시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된 것도 큰 승리이며, 나는 감동받았다. 캐나다에서처럼 정당방위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지만 정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에릭 잘레 검사도 바코트에게 5년 징역형을 구형하면서 바코트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져야만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녀에게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형사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명화된 가치, 특히 생명 보호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정의를 실현한다면,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전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바코트를 투옥시키는 것이 누구에게도 더 큰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며 그녀가 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바코트 사건은 47년에 걸친 학대 끝에 폭력적인 남편을 총으로 쏴 죽여 수감됐던 또 다른 프랑스 여성 자클린 소바주 사건과 흡사하다. 2016년 소바주는 10년의 형기 중 2년을 복역한 뒤 대통령 사면으로 풀려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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