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학대 계부겸 남편 살해 佛여성, 여성폭력에 대한 논쟁 불붙여
12살 때 성폭행 시작…17살 첫 임신하자 결혼 강요 4자녀 낳아
딸도 희생될까 공포 속 성매매까지 강요하자 살해
[서울=뉴시스]처음에는 자신의 의붓아버지로서, 나중에는 남편으로서 수년 동안 자신을 학대해온 남성을 총으로 쏴죽인 프랑스 여성에 대한 재판이 21일 프랑스 중부 샬롱쉬르손에서 시작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발레리 바코트라는 이 여성은 12살 때부터 의붓아버지이던 다니엘 폴렛에게 성폭행당하기 시작했다. 폴렛은 이후 폭행으로 인해 교도소에 수감됐으나, 2년6개월 복역 후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으며, 바코트에 대한 성폭행도 다시 시작됐다. 그녀는 17살 때 자신보다 25살이나 많은 폴렛의 아이를 처음으로 임신했다.
바코트는 폴렛이 자신에게 결혼을 강요했고, 그의 아이를 4명이나 낳았다고 주장했다.
학대를 견디지 못한 바코트는 지난 2016년 3월 폴렛을 총으로 쏘아 죽였다. 그녀는 폴렛 살해를 인정했지만 60만명이 넘는 프랑스 국민들이 그녀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바코트는 폴렛이 자신에게 성매매를 강요해 그를 총으로 쏘아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두 자녀의 도움을 받아 폴렛의 시신을 숨겼지만, 2017년 10월 체포됐고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
바코트의 폴렛 살해는 프랑스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다. 바코트 사건은 자신을 학대해온 남편을 살해, 투옥됐다가 대통령 사면으로 풀려난 자클린 소바주 사건과 유사하다.
바코트의 변호인단은 "25년 동안 겪은 극심한 폭력과, 딸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그녀를 살인으로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바코트는 지난달 40년에 걸친 자신의 삶에 대한 책 '뚜 르 몽드 사베'(Tout Le Monde Savait, 누구나 알고 있다)를 펴냈는데, "항상 두려웠고, 그러한 두려움을 끝내야만 했다"고 말한 이 책은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녀의 변호사 자냉 보나준타는 "폭력의 희생자인 여성들은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사법부는 여전히 너무 느리고, 폭력적 권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는 가해자들에게 너무 관대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폴렛 살해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나준타는 "바코트는 자신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폴렛을 죽여야만 한다고 느꼈다. 바코트 사건은 무엇이 필사적인 한 여성을 살아남기 위해 살인으로까지 몰아넣는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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