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안' 놓고 장외 野 잠룡 대결…최재형·안철수·김동연 각축
최재형, 사의 표명하며 본격 행보…청렴 이미지 강조
안철수, 윤석열 출마 선언날 철원행…합당 여부 관건
'경제부총리' 김동연, 'DJ 적자' 장성민도 출마 고민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최재형 감사원장은 28일 사의를 표명하며 대권 기지개를 켰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29일 강원 철원을 찾는 등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20일 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공개 행보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여야의 러브콜을 받으며 장고에 들어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5~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상대로 한 범보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 30.9%로 지난주(37.5%) 대비 6.6%포인트 하락했다. X파일 논란이 악재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어 홍준표 의원 14.1%, 유승민 전 의원 8.8%, 안철수 대표 4.7%, 최재형 감사원장 4.4%, 하태경 의원 3.6%, 오 시장 3.2%이 뒤를 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6.2%.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출근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그는 "제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을 사퇴 이유로 들었지만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 앞날을 위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게다가 윤 전 총장에 비해 의혹이나 구설수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은 최 원장에 대한 보수 야권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윤 전 총장이 X파일 논란을 겪고 있는 시점에 그의 출마 선언 직전을 사퇴 시기로 정한 것 역시 대안 후보로서 최 원장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28. [email protected]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에 앞서 중도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고 구심점이 될 정당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도리어 그러한 이유로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명 변경과 정강정책 수정 등을 제안하는 이유 역시 중도, 실용적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안 대표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평소 대선 승리와 정권 교체에 앞장서겠다고 하는 등 에둘러 출마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를 하기위해 경내로 들어서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6.20. [email protected]
지난 20일 명동성당에서 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나선 데 이어 21일에는 충남 서산시 지곡면 중리 일대에서 1박2일 동안 어촌체험 활동을 가지는 등 공개 활동에도 시동을 걸었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향후 자신의 정치 진로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측은 향후 1~2주 동안은 공식 일정이 없다고 전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DJ 적자'로 불리는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도 지난 주 진행한 호남지역 민심 투어를 마치고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호남 민심경청 투어 중 출마를 종용하는 분들이 많았다"라면서 "국민이 잘 먹고 잘 사는 정치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곧 밝힐 생각"이라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통화에서 "대안 후보로 부상하는 게 쉽진 않을 거라고 본다"며 "윤 전 총장이 스스로 무너져야 하는데 그건 알 수 없고 이 기조가 유지된다면 오히려 최재형 원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무너지면 다른 후보의 인지도는 그대로 올라간다"며 "당내 경선하면 오히려 신선한 이미지가 있어서 선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선 경선 흥행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이들 당 밖 주자의 입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7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당 밖 대선 주자들의 '간보기 행보'에 대해 "고독한 판단을 끝내야 정치를 하는 건데, 그 판단을 끝낸 분이 없어 보인다"며 "지지율만 나오면 500억원은 펀드로 모을 수 있다고 공상과학소설 같은 생각을 하는데 현실적 고민부터 하라"고 일갈했다.
조직과 자금력에 정책까지 갖춰진 국민의힘의 도움 없이도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은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윤 전 총장뿐 아니라 입당 여부를 저울질하는 당 밖 모든 주자를 향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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