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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에도 전셋값 '고공행진'…서울 전세대란 가을에 또 닥치나

등록 2021.07.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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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0.13% 상승…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

반포發 이주 수요 증가…서울 전역 전세 품귀 도미노 현상

임대차법 시행·공급 물량 부족…"수급불균형 갈수록 심화"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부동산 업체가 밀집한 상가에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1.06.2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부동산 업체가 밀집한 상가에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1.06.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7월은 원래 비수기인데,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의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반포 재건축 이주 수요로 흑석동 아파트 전셋값까지 급등하고 있다"며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셋값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장마와 여름휴가가 겹친 비수기인 7월에 서울 전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약 2년 동안 단 한 주도 떨어지지 않고 올랐다. 또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한 데다, 청약 대기 수요에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서초구를 비롯한 서울 전역으로 퍼질 조짐이다. 강남지역 정비사업 이주 수요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전세 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빗나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44% 넘게 상승했고, 평균 전셋값도 6억원을 돌파했다. 또 전세 공급 상태를 보여주는 전세수급지수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물 부족 현상이 장기화에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가 맞물려 전세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와 신반포18차(182가구) 등이 이주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이주 예정인 신반포 18·21차 등을 포함하면 서초구 내 이주 수요만 5000여 가구에 달한다. 서초구는 지난 14일 반포3주구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면서 이주 시기를 9월로 늦췄다. 반포 일대의 대규 재건축 조합원 이주로 전세시장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남 재건축발 전세난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했던 전세대란이 올 하반기에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갈수록 심해지는 매물 부족 현상에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 임대차법 시행 등으로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또 폭염과 휴가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이사철인 가을에는 전세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오르면서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일 기준 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지난주보다 0.02%p(포인트) 오른 0.13%를 기록했다. 서초·잠원동 등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이 0.30%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 송파구(0.19%)는 방이·오금동 등 상대적 저가 단지 위주로, 강동구(0.15%)는 고덕·길동 위주로, 강남구(0.14%)는 일원·수서동 등 위주로 오르며 강남4구의 상승폭이 확대됐다. 또 정비사업 이주 영향이 있는 동작구(0.22%)는 지난해 8월 첫째 주(0.27%) 이후 49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셋값 신고가 경신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부의 아파트실거래가조회에 따르면, 반포자이(전용면적 84.9㎡)는 지난 5월20일 20억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 1월 대비 2억원 가량 상승했다. 또 지난 5월14일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84.9㎡) 전세 매물도 2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주택시장에선 전월세 재계약 시점과 이사철이 맞물린 올 가을 전세대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7월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한 데다,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수급불균형으로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3기 신도시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 신규 공급 물량이 감소도 불안 요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다. 이는 2019년 하반기(2만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와 비교하면 1만 가구 이상 감소한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추석 전후 가을 전세난이 최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반포의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와 신규 입주 물량 감소, 임대차법 시행 등 전세 시장의 여러 불안 요인들이 겹치면서 전세시장이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며 "전세난이 집값을 자극하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단기간 공급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반포에서 시작된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 불안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당분간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세시장은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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