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덕에 돈잔치하면서....증권사 툭하면 `전산 오류'
MTS·HTS서 오류↑…슈퍼 위크 청약 어떻게
최근 삼성·한화·대신증권 '전산 장애'에 사과
"수용범위 넘어서…증권사 본연업무 지켜야"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산 장애 발생건수는 지난 2019년 15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까지는 8건으로 집계됐다. 전산 장애 관련 민원건수는 2019년 241건에서 지난해 193건으로 다소 줄었으나 올해 1분기에만 254건이 접수됐다.
전산 오류는 최근에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삼성증권에서는 신용을 쓰지 않은 고객들에게도 '반대매매를 개시한다'는 팝업 공지를 잘못 띄우는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사측은 이를 정정하는 안내 통지를 발송했지만 이미 일부 투자자 중 당황해 주식을 처분했다는 사례가 나오는 등 불만이 컸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전날 한화플러스 제2호 스팩 청약 접수과정에서 은행이체가 지연되는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권희백 대표이사 명의로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권 대표는 "장애 관련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전산 장애를 계기로 IT 관련 인프라를 더 확충하고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대신증권은 지난 26일 오후 3시15분께부터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로그인과 주식 주문 체결 등이 되지 않는 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대신증권 측은 신속히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름여간 대형 공모주가 청약에 돌입하는 '슈퍼 위크'를 앞두고도 전산 사고가 지속되며 증권사들이 서버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코로나19 이후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산운용비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113% 늘어나 3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지난 1분기 증권사 57곳의 당기순이익은 2조9888억원으로 전 분기(1조4018억원) 대비 1조5870억원(113.2%)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반면 서버 투자 등 전산사고를 막는 비용을 포함하는 전산운용비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 57곳의 전산운용비는 1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4%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청약에 워낙 많은 규모의 자금이 몰리다보니 수용 범위를 넘어서며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도 향후 청약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 투자를 늘리는 방법을 강구하겠으나 앞으로 이러한 관심이 이어질지 몰라 고민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증권사는 투자 기반을 만들어주는 본연의 업무를 지켜야 해 대처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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