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통령의 한국 관심…'책·영화' 화두로 文에 협력 의지
한국전 참전 장군 회고록 언급…文 "특별한 우정 잊지 않아"
韓 롤모델 삼은 두케, 저서 '오렌지 경제' 속 韓 정책 多 인용
양국 합작 영화 '보고타' 소개…"문화산업 협력 잠재력 커"
태권도, 축구 등 양국 스포츠도 화두…"여러 종목 교류하자"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8.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두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의 한·콜롬비아 정상회담 모두 발언 시작에 앞서 "제가 방한하는 비행기 안에서 손에 계속 들고 있던 책이 있다"며 "바로 70년 전 한국전에 참전한, 지금은 서거한 알바로 발렌시아 토바르 장군이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당시의 경험을 기록한 회고록이었다. 그 책에서는 콜롬비아 군인들이 모르는 땅을 향해서 형제애를 발휘하고, 그리고 그 나라의 민주주의와 자유, 제도를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출발을 했는지, 그리고 도착해서는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져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1년부터 1년 간 콜롬비아 전투부대 대위로 근무한 고(故) 발렌시아 전 육군참모총장은 생전에 한국전쟁 관련 주제로 3권의 책을 썼다. '잿더미에서 부활한 한국', '한국에서의 콜롬비아-비밀스러운 역사', '한국에서 자유와 영광을 위하여' 등의 저서를 남겼다.
2018년 8월 콜롬비아 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두케 대통령은 취임 후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전쟁의 비극을 딛고 발전을 이룩한 한국을 롤 모델로 삼아왔다. 자신에 앞서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발렌시아 장군의 저서를 언급한 것은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스킨십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은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함께 피를 흘린 콜롬비아 청년들을 항상 기억한다"며 "참전용사들과 가족, 콜롬비아 국민들께 감사드리며, 한국이 어려울 때 도와준 콜롬비아의 특별한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이반 두케 마르케스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콜롬비아 훈장교환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08.25 [email protected]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의 발전과 안전보장에 기여한 전·현직 우방국 국가원수와 영부인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보야카 훈장은 스페인 식민지배를 벗어나게 된 보야카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훈장으로, 우호관계에 기여한 외국 정상에게 수여해오고 있다.
두케 대통령은 과거 미주개발은행(IDB) 컨설턴트로 근무하던 시절 직접 펴낸 자신의 저서 '오렌지 경제'에서 한국의 디지털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의 성공 사례와 통계를 다량 이용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를 언급하며 향후 협력 확대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두케 대통령은 "과거 IDB 근무 시절부터 한국의 ICT, 창의성 기반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면서 "콜롬비아가 작년 9월에 시작한 '콜롬비아 미래를 위한 약속'은 '한국판 뉴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의 한국판 뉴딜과 '콜롬비아 미래를 위한 약속'은 디지털에 기반한 포용적인 유사 목표를 지향하고 있어 양국 협력 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 방한 공식환영식에서 두케 대통령 내외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08.25 [email protected]
청와대 관계자는 "두케 대통령은 콜롬비아가 남미 국가 중에 유일한 6·25전쟁 참전국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져왔다"면서 "미국 유학시절부터 한국의 비약적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우수한 대중문화를 롤모델로 삼아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두케 대통령은 이날 한·콜롬비아 공동 프로젝트로 현지에서 제작중인 영화 '보고타'를 언급하며 두 나라의 문화산업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1990년대 콜롬비아 정착 한인을 소재로 다룬 영화 '보고타'는 90% 보고타 현지 로케이션으로 촬영 중에 있다. 유명 배우 송중기가 주연을 맡았다.
두케 대통령은 "현재 양국 공동 프로젝트로 콜롬비아에서 영화 '보고타'를 촬영하고 있는데, 문화창의산업 협력도 양국 간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의 영화 '보고타'의 제작까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한국은 콜롬비아의 훌륭한 문화예술·창의산업 파트너가 될 것"이라 화답했다.
또 두케 대통령은 "콜롬비아에서는 태권도 단체를 육성하고 있으며, 탁구도 잘해서 한국과 스포츠 분야 협력도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의 스포츠 접점을 화두로 꺼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콜롬비아는 축구 강국인데, 한국도 축구를 잘하기 때문에 양국이 여러 종목에서 교류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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