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론디노네 거대한 형광 조각, 수도자 같은 신비로움
국제갤러리서 개인전, 서울-부산점서 동시 개막
'nuns and monks by the sea'
알록달록 거대한 청동 조각
3가지 색만 쓴 수채화도 전시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 K3에서 열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기자간담회를 찾은 취재진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는 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의 돌'로 유명한 조각가 우고 론디노네(58)는 동시대 가장 핫한 작가로 꼽힌다. 국내 미술시장에서도 컬렉션 1순위로 '강남 부자'들은 한 점씩은 소장하고 있다는 작품이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그는 돌 조각에 형광, 분홍, 빨강 등의 색을 입혀 자연과 인공, 인간과 자연, 영원과 시간 사이를 오간다.
우고 론디노네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서울점에서 개최하는 작가의 세 번째 전시이자, 부산점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작품을 선보이는 전략은 우고 론디노네가 자주 취하는 방법으로, 작가가 둘 이상의 시공간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작품이 자리하는 스펙트럼의 범주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nuns and monks by the sea'를 전시 제목으로 5일 개막한 이번 개인전은 국제갤러리 서울점 K3 공간에 설치된 우고 론디노네의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 'nuns + monks'를 주축으로 내세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 K3에서 열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기자간담회를 찾은 취재진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5. [email protected]
다섯 점의 'nuns + monks' 조각들은 성인(聖人)의 신비로움과 엄숙함을 불러일으킨다. 하나의 거대한 돌 위에 다른 색상의 작은 머리를 올려 마치 '사람같은 조각'들이다. 성인의 키를 훌쩍 넘어 2m가 넘는 우뚝한 조각은 열린 상태로 관람자를 환대한다. 거칠게 깎인 작품 표면도 느낌이 좋아 풍성한 옷자락을 연상시킨다. 본래 작은 크기의 석회암 모형으로 제작되었던 작품을 작가가 스캔하고 확대하여 청동 주물로 재탄생 시켰다.
[서울=뉴시스]우고 론디노네, yellow red monk, 2020, Painted bronze, 295 x 170.5 x 97cm, Courtesy of studio rondinon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 K3에서 열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기자간담회를 찾은 취재진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5. [email protected]
우고 론디노네는 지난 10여 년간 돌이라는 재료가 지닌 힘에 집중해왔다. 2013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human nature'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된 기념비적 청석 조각 작업은 2016년 네바다 사막에서 돌탑 형상의 작품 'seven magic mountains'로 다시 전시된 바 있다.
'nuns + monks'를 위시한 야심한 규모의 작업들은 론디노네가 “돌에 내재한 아름다움과 에너지, 구조적 특징, 표면의 질감, 그리고 시간을 모으고 응축하는 능력”을 십분발휘했다.
공간 전체에 시멘트를 발라 바닥과 벽이 단일한 콘크리트처럼 보이도록 공간을 변형했다. 갤러리 공간의 표면을 전면적으로 개조하는 밑작업은 작가가 종종 사용하던 제스처로, 바닥과 벽의 경계를 없앰으로써 돌에 내재한 고요한 변신의 상태를 은유한다.
[서울=뉴시스]우고 론디노네, neunzehnterfebruarzweitausendundzweiundzwanzig, 2022,Watercolor on canvas, artist's frame, 22.9 x 33cm, Courtesy of studio rondinon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작가의 집이 위치한 뉴욕 롱아일랜드의 매티턱에서 본 노을을 수채화 작품도 선보인다. 지역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수채화 작품들이다. 'mattituck'은 전체적으로 다채로운 색을 담고 있지만, 각각의 작품은 오로지 3개의 색으로만 이루어진다.
단 3개의 색으로만 구성해서, 론디노네는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노을의 섬세함을 화폭에 담아냈다. 'mattituck' 연작은 론디노네의 다른 연작인 'cloud'나 'sun'과도 결을 같이 하는데, 이 연작들의 공통점은 모두 작품이 완성된 날짜 및 연도를 제목으로 삼았다.
우고 론디노네는 지난 40여 년간 자연의 공명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이끄는 강렬한 시각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작품들은 “이 계절, 이 하루, 이 시간, 이러한 풀의 소리, 이렇게 부서지는 파도, 이 노을, 이러한 하루의 끝, 이 침묵” 등 자연의 요소들을 기록하며 시간이 반복된다는 것을 공유한다. 전시는 5월15일까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 K3에서 열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기자간담회를 찾은 취재진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5. [email protected]
우고 론디고네는 누구?
우고 론디노네는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동안 스쿠올라 그란데 산 지오반니 에반젤리스타에서 개인전 'burn shine fly'를 개최한다. 이어 로마 산탄드레아 데 스카피스, 멕시코 타마요 미술관, 프랑크푸르트 쉬른 쿤스트할레,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 워싱턴 D.C. 필립스 컬렉션 등에서도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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