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퇴 불사' 고검장들, 文대통령-김오수 총장 면담 결과에 촉각
文대통령, 김오수 사표 하루 만에 '반려'
"반려는 사실상 검수완박 우려 표한 것"
검찰, '국회 설득' 집중할 명분 얻었을까
굽히지 않는 與…'檢 총사퇴' 가능성 여전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8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퇴를 반려하고 오늘 중으로 면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2.04.18. [email protected]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검찰로선 '대통령도 우려하고 있다'며 국회를 설득할 또 하나의 동력을 얻게 된 셈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법안 강행과 그게 이은 검찰 고위간부 총사퇴라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오후 5시께 면담을 진행한다.
김 총장은 지난 13일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검·경 수사권조정이 이뤄진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제도의 안착이 필요한 상황에서 검수완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15일 "지금은 국회가 논의해야 할 입법의 시간이란 점을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김 총장의 면담 요청을 사실상 보류했다.
김 총장은 14일부터 이틀 연속 국회를 찾아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결국 검수완박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김 총장은 전날 사표를 던진 채 이날 오전 출근하지 않았다. 자신의 설득에도 민주당이 법안을 발의하고 문 대통령과의 면담마저 어려워진 것에 대한 항의로 읽혔다.
이런 가운데 김 총장은 문 대통령의 사표 반려로 돌파구를 찾게 될 전망이다. 여전히 청와대는 검수완박에 관해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중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김 총장의 임기를 지켜줌으로써 검수완박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로선 '대통령도 사실상 검수완박을 염려하는데 추진할 명분이 있는가'라며 국회를 몰아세울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뒤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4. [email protected]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검찰은 김 총장의 직무복귀 이후 재정비를 거쳐, 국회를 상대로 한 설득에 다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검찰 내부에선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모으는 중이기도 하다.
김 총장은 취소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가 다시 열리면 직접 출석해 의원들을 설득할 수도 있다.
물론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사가 확고해 앞으로의 상황이 검찰에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이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국회 설득이 힘들어진다면 김 총장이 재차 사표를 내거나 검찰 고위간부들이 총사퇴를 결의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국 고검장들은 이날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해 검수완박에 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고검장들은 문 대통령과 김 총장의 면담 결과를 확인한 뒤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여환섭 대전고검장은 이날 오전 회의가 열리는 대검찰청 청사에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그런 것(일괄 사표)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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