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코로나 중환자실 2000개 육박…"놔둘까, 줄일까" 딜레마
전국 코로나19 중환자실 2791개 중 1859개 비어
위중증 환자 감소세…"5월 500명대" 연구 결과도
단계적 감축 계획이지만 유행 예측 어려워 난제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달 8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03.08. [email protected]
2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실 2791개 중 사용 중인 병상은 932개(33.4% 가동)로 1859개가 비어 있다.
전국의 중환자실 가동률은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 주부터 30%대를 기록하고 있다. 비수도권 중환자실 가동률도 26일 기준 37.9%로 40%대 아래로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일일 신규 환자가 1만명대로 늘자 행정명령을 통해 중증 병상을 대폭 늘렸는데 최근 유행이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위중증 환자 감소 추세에 따라 중환자실 가동률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이달 초만 해도 1000명대였다가 최근 들어 600명대로 내려왔다. 질병청은 다음 달 초부터 중환자 수가 500명 이내로 감소할 것이라는 국내외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중환자 병상 포화 상태로 사망자가 나왔던 지난 연말과 달리, 이제는 확보한 병상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과제가 된 상황이다.
정부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2년여 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 대응을 위해 격리 병상을 선제적으로 확보해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긴 했지만 언제까지 비어있는 병상에 자금을 지원하며 공실을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의 환자 규모가 유지된다면 중환자실 규모를 줄여도 되겠지만, 문제는 향후 유행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 재유행이 올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신규 변이의 출현 등 예측불가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정부는 중환자실 가동률을 보면서 행정명령으로 확보한 민간병원의 코로나19 격리 병상 지정을 해제하는 등 단계적으로 중증 병상 규모를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지난 15일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일반 환자처럼 병·의원에서 진료받는 안착기가 되면 중증 병상 숫자를 1006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향후에 얼마나 확진자가 생길 것이냐, 변이가 언제 어떻게 올 것이냐, 그 변이의 중증화율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 등 굉장히 많은 변수가 있다"며 "여러 변수를 고민해서 중증 병상을 줄여나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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