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1~2㎝ 자랐지만 장애인 권리는 안자라"…다시 삭발
장애인부모연대, 약 한달만 다시 삭발식
"정부든 지자체든 죽음의 사슬 끊어달라"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에서 열린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 '우리의 권리는 자라지 않았다, 고인이 된 발달장애인과 그 어머니를 추모하며 다시 머리를 밀어낸다' 참석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2.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지난달 19일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에 나섰던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 회원들이 27일 다시 삭발식 투쟁에 나섰다.
부모연대 소속 15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옆 무교대로 2개 차선을 점거한 채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식에 앞서 발언에 나선 김수정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2020년부터 2년 동안 죽은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9명이다. 중앙 정부와 서울시 모두 손을 놓고 있다"며 "한 달 전에 밀어내고 이제 1~2㎝ 자란 머리를 다시 밀어내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머리카락은 시간이 지나 저절로 자랐지만, 권리는 저절로 자라지 않았다"고 했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도 "정부든 지자체든 누구든 죽음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우리 부모들이 없어도 아이들이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정희경 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는 "부모 없이 발달장애 자식들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해주는 24시간 지원체계는 아이들이 대한민국 국민, 서울 시민, 평범한 이웃으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미라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성동지회장도 "아이들이 우리 없이 살기 위해선 24시간 지원체계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에서 열린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 '우리의 권리는 자라지 않았다, 고인이 된 발달장애인과 그 어머니를 추모하며 다시 머리를 밀어낸다' 참석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2.05.27. [email protected]
이어 부모연대 관계자 19명은 5명씩 준비된 자리에 앉아 삭발을 이어나갔다. 이들은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는 문구가 적힌 천을 몸에 두르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재가발달장애인 지원 주택 자치구당 10호씩 우선 공급 및 주거서비스 구축 ▲서울형 도전적 행동 지원 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일자리 지원 및 권익 옹호 지원 확대 ▲발달장애인 평생 교육 24시간 지원 체계 보장을 위한 주간 활동 지원·평생교육 지원 체계 구축 및 지원 강화 ▲발달장애인 돌봄 지원 및 가족 지원 확대 ▲발달장애 전담 부서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이날 서울 곳곳에선 최근 서울과 인천에서 극단 선택을 한 장애 가정을 추모하는 추모제와 장애인 권리 예산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오전 8시 서울 삼각지역 1번출구 안쪽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추모제과 함께 장애인 권리 예산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 참여한 인천 민들레 장애인 야학 및 민들레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활동가 2명은 장애인 예산 권리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투표 보조를 지원하라"며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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