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피살 공무원 아들 “前정부, 거짓편지 하나 쥐어주고 벼랑 끝 몰아”

등록 2022.06.17 15:31:28수정 2022.06.17 18:29:5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월북자로 낙인찍혀…국가 도움 없이 가해자 됐다"

씨[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가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피살사건과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17. kgb@newsis.com

씨[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가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피살사건과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북한군으로부터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해수부 공무원 A씨의 아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의 사망 발표를 시작으로 죽음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월북자 가족이라는 오명을 쓰고 1년 9개월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긴 시간 동안 전 정부를 상대로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맞서는 과정에서 수없이 좌절하며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그는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는 월북자로 낙인 찍혔고, 저와 어머니, 동생은 월북자 가족이 돼야 했다"며 "아버지도, 꿈도 잃었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또래 친구들이 누릴 수 있는 스무살의 봄날도 제게는 허락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 국민이 적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시신까지 태워지는 잔인함을 당했지만, 이 일련의 과정에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됐다"며 "제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다. 세상에 대고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을 밝히고 월북자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물에 빠진 어민을 구하셔서 표창장도 받으셨지만 정작 아버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그 순간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셨다"며 "오히려 아버지를 월북자로 만들어 그 죽음의 책임이 정부에 있지 않다는 말로 무참히 짓밟았고 직접 챙기겠다, 늘 함께하겠다는 거짓 편지 한 장이 손에 쥐여주고 남겨진 가족까지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 전 정부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배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피살사건과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1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배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피살사건과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17.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그 외침을 외면하지 않고 들어주신 윤 대통령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오늘은 제가 스무살을 맞는 생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 슬픈 생일이지만 오늘만큼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제게 큰 선물을 보내신 것 같아 눈물이 난다"며 "바른 청년으로 성장해 가겠다. 윤 대통령님께서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인 A씨가 지난 2020년 9월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있다 실종된 후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다. 이후 북한군은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사건 발생 직후 9일 뒤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A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했으나, 2년여만에 결론을 뒤집었다. 해경은 전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한 결과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