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에서 가구·가전까지 파는 이유는?
지그재그 라이프관 오픈(사진=지그재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옷을 구매하는 비중이 커지며 '패션 플랫폼'이 패션을 뛰어 넘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업체들은 최근 수 년간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며 덩치를 키웠다. 실제 패션 플랫폼 거래액 성장률은 최근 5년간(2017~2021년) 평균 12%에 달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사모펀드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고, 지난해에는 지그재그, 29CM, W컨셉이 각각 카카오, 무신사, 신세계에 인수되기도 했다.
패션 플랫폼에 몰리는 투자금은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이들 플랫폼은 여전히 투자금 유치 경쟁 속에 덩치 키우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제는 거래액 성장은 물론, 수익성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임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단가가 높은 가전, 가구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고객층을 넓히는 모습이다.
지그재그는 이를 위해 가구, 가전, 조명, 패브릭, 홈데코 등 라이프 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라이프관’을 열었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8월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열고 패션 플랫폼에서 조명, 가구,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 수요를 확인했다. 지난 5월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 16일 정식으로 '라이프관'을 개장했다.
지그재그 라이프관은 인테리어 소품, 가구, 가전, 디지털기기, 펫, 캠핑, 레저 등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상품군을 판매한다. ‘삼성전자’, ‘소니’, ‘로지텍’, ‘브리츠’, ‘마켓비’, ‘스탠리’, ‘일리’, ‘패브릭포터리’를 포함해 6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패션·뷰티 쇼핑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주 고객층인 2030 여성 중심의 라이프 상품을 제안할 예정이다.
에이블리도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적극 운영 중이다. 2020년 10월 홈데코를 시작으로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판매한 에이블리는 이후 문구·취미, 디지털, 기념일·선물 등으로 상품군을 넓혔다.
에이블리 라이프관은 출시 1년 만에 거래액이 380% 증가했고, 7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성장했다.
디자이너 패션 플랫폼으로 꼽히는 29CM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체 거래액 중 라이프스타일 비중이 40%에 달한다.
공연, 전시, 숙박, 가전 등 단가가 높은 상품을 취급하며 29CM의 거래액은 올 1분기에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한 2682억원 거래액을 달성했다.
W컨셉도 패션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다 최근 들어 화장품과 라이브스타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패션 플랫폼 내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거래액 비중은 낮은 편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4개 패션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에이블리 이외 패션 플랫폼에서는 패션 이외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다. 에이블리에서도 화장품, 가전, 문구, 인테리어 등 패션 외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비중은 10명 중 2~3명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과 수익을 함께 증명해야 하는 패션 플랫폼이 거래액을 키우기 위해 패션 이외의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며 "아직 패션 이외 상품까지 취급한다는 인식이 낮고, 거래액 비중도 미미해 확장 전략을 어떻게 성공시킬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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