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에 허리 휜다"…기준금리 4연속 인상에 '영끌족' 비명
주담대 금리 6%대…"치솟는 금리에 이자 부담 증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커…"시장 관망세 지속"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지연 인해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값이 하락세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추가 금리 인상과 매수심리 하락 등 우려로 13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2.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p(포인트) 인상하면서 무리한 대출로 부동산을 사들인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또다시 6%를 넘어선 데다,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이자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으나, 집값이 하락하고, 대출 이자는 늘어나면서 2030세대 영끌족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25일 연 2.25%인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4·5월 0.25%p씩 다섯 차례 오른 데 이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이 단행됐다. 네 차례 연속으로 인상을 단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가 연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0.50%p 더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로 오르면 대출 금리는 7~8%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가 6%에 재진입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사상 최대 폭인 0.52%p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전달(2.38%) 대비 0.52%p 급등했다. 종전 최대 상승 폭이었던 6월의 0.4%p를 불과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이에 따라 코픽스는 2013년 2월(2.93%)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대부분 올랐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금리는 3.82~6.11%로 나타났다. 코픽스 기준으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연동되는 주담대 금리는 4.30~6.11%, 신잔액 코픽스와 연동되는 금리는 3.82~5.570%를 기록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연 기준)는 ▲KB국민은행 3.92~5.32%→4.44~5.84% ▲우리은행 4.79~5.59%→5.31~6.11% ▲NH농협은행 4.01~5.01%→4.53~5.53%로 인상했다.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 3.62~5.02%→3.82~5.22% ▲신한은행은 4.29~5.34%→ 4.30~5.35% ▲하나은행은 4.281~5.581%→4.270~5.570%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은행에서 3억원을 주담대로 420개월(35년) 동안 5%의 금리로 빌리면 월 원리금 상환액(원리금 균등상환)만 151만4061원이다. 하지만 금리가 6%로 치솟으면 월 원리금은 171만567원까지 치솟는다. 또 월 이자액만 100만원에 달한다.
[서울=뉴시스] 한국부동산원은 8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14%, 전세 가격은 0.13% 하락해 전주 대비 각각 0.05%포인트, 0.06%포인트 떨어졌다고 25일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 아파트값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 지난 5월 다섯 째주(-0.01%)부터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9%) 대비 -0.11% 떨어지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9년 3월 1주(-0.11%)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노원구(-0.23%)는 공릉·중계·하계동 위주로, 도봉구(-0.22%)는 쌍문·창동 위주로, 성북구(-0.21%)는 길음·보문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또 금천구(-0.11%)는 독산·시흥동 위주로, 송파구(-0.10%)는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10%)는 문래·당산동 위주로, 관악구(-0.09%)는 봉천동 위주로 하락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 예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며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이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투매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계속되면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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