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경찰서장 도착시간 허위 기재' 경찰관 입건
前용산서장 '현장 도착 시간' 앞당겨 기재
지시 정황 드러나면 前용산서장 공범으로
前용산서장·상황실장 영장 재신청할 예정
'증거인멸 혐의' 정보라인 경찰 내일 송치
'수사 느리다' 지적…"신중히 보강수사 중"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2.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참사 현장 도착 시간을 앞당겨서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용산경찰서 소속 직원을 입건했다.
특수본은 앞서 기각된 이 전 서장과 송모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조만간 재신청할 계획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특수본은 지난 6일 용산경찰서 소속 직원 A씨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입건했다. 이로써 특수본에 입건된 피의자는 총 22명으로 늘었다.
A씨는 참사 당일 이 전 서장의 현장 도착 시간을 약 48분 앞당겨 기록한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핼러윈 축제 대비를 위해 이태원파출소로 지원 근무를 나갔다가 해당 보고서를 최초로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A씨가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와 보고 및 전파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다른 경찰관들의 연루 정황이 파악되면 같은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앞선 브리핑에서 이 전 서장이 해당 허위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면, 직접 작성하지 않았어도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전날) 이 전 서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에 대해 조사했고, 혐의 추가 여부는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증거인멸교사 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5. [email protected]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재신청할 계획이다.
다만 특수본은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면서 구청,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다른 기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함께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경찰을 포함한 타 기관도 묶어서 일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각 기관별 보강수사 속도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망할 우려에 대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의자의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와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을 받는다.
송 전 실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로서 지휘 및 보고를 소홀히 하고, 112 신고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김모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정보과 소속 직원 등 정보라인 경찰관 3명은 내일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박 전 부장은 핼러윈 축제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가 작성한 인파 급증 예상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과장은 해당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용산경찰서 직원에게 회유·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2. [email protected]
특수본은 소방청의 중앙긴급구조통제단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소방대응 발령 때마다 재난 상황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돼야 하는데, 참사 당일에는 실제 가동이 되지 않았는데도 문서상 가동된 것처럼 꾸며졌다는 의혹이다.
특히 특수본은 상황 보고서에 기재된 것처럼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차장) 주재로 열렸다는 상황판단회의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수사 일정이 늦어지고 있고, 윗선을 향한 수사 진척이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대한 사건인 만큼 구속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더 신중하게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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