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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중개·주식투자 개인정보 700만건 턴 일당 송치(종합)

등록 2023.02.20 16: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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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찰, 조직총책 등 7명 구속·5명 불구속 검찰 송치

도박사이트 제작·관리 중 경쟁사 해킹, 이후 범행 확대

SNS 해킹 의뢰 채널 운영…건당 100만~500만 원 받아

결혼중개·주식투자업, 성형외과·언론사 등 385곳 해킹

민감한 정보 다수 유출…디도스 공격은 도박 경쟁사만

[무안=뉴시스] 신대희 기자 = 국내 해킹 조직단 검거 과정 갈무리. 2023.02.20. (사진=전남청 제공) photo@newsis.com

[무안=뉴시스] 신대희 기자 = 국내 해킹 조직단 검거 과정 갈무리. 2023.02.20. (사진=전남청 제공) [email protected] 


[무안=뉴시스] 신대희 기자 = 결혼 중개·주식투자업체 등의 누리집을 해킹해 개인정보 700만 건을 유출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각종 웹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국내 해킹 조직 총책 조모(48)씨·기획이사 신모(40)씨·전문 해커 하모(25)씨 등 7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경기·충남 등지에서 도박사이트를 제작·관리해주는 업체를 운영하면서 경쟁 도박사이트를 비롯한 결혼 중개·주식투자업체·병원·언론사 등의 웹사이트 385곳을 해킹, 개인정보 700만 건을 불법 취득한 혐의다.

이들은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3500억 규모의 도박사이트 15곳을 운영하거나 시간당 15만~25만 원을 받고 경쟁 도박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많은 데이터를 발생시켜 서버에 장애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을 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정보기술(IT) 또는 관련 업계에 종사했던 이들은 도박사이트 영업에 유리한 정보를 얻으려고 경쟁 도박사이트를 해킹한 뒤 범행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후 채팅앱 공개(오픈) 채팅방이나 해외에 서버를 둔 사회관계망서비스로 '해킹 의뢰 채널'을 운영했다.

해킹 의뢰 광고를 보고 연락해온 이들에게 100만~500만 원을 받고 경제 전문 언론사·결혼정보업체·성형외과·주식 투자 누리집 등을 해킹했다.

주로 해커 하씨가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 보안 최신화(업데이트)가 취약한 곳이나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누리집을 노렸다. 하씨는 이 누리집의 관리자 권한을 가져와 접속한 뒤 개인정보를 자료로 만들어 돈을 받고 넘겼다. 해킹 난이도에 따라 작업비를 100만~500만 원으로 달리했다.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에는 평균 1주일 걸렸고, 결혼정보업체와 언론사는 각각 개인정보 30만 건·20만 건을 털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5번 이상 해킹된 누리집도 있었다.
결혼중개·주식투자 개인정보 700만건 턴 일당 송치(종합)


이들은 경쟁 중인 도박사이트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시키는 방법으로 10여 차례 디도스 공격을 하기도 했다.

해외에 디도스(서버 마비) 공격용 서버를 구축하고 일명 '좀비 PC(악성 코드 감염으로 해커 명령대로 움직임)'를 대량 확보한 뒤 범행했다.

결혼정보·주식투자업체 등 다른 업계의 경쟁사 서버 마비 공격 요청도 받았으나 실행하지는 않았다.

해킹과 서버 마비 공격을 의뢰한 사람들은 경쟁사에 손실을 끼치게 하거나 고객들을 유치할 목적으로 해커 조직에 돈을 줬다. 해킹으로 빼낸 경쟁사의 고객 세부 정보(성별·휴대전화 번호·학력·직업·주식 투자 현황 등)를 자신들의 영업에 활용했다.

경찰은 이 해킹 조직의 범죄 수익금 10억 원가량을 추징·보전하고, 개인정보 재판매나 다른 범죄 악용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또 해킹 의뢰자들도 추가 입건해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킹 피해를 본 누리집 운영자들은 수사 결과 통보 전까지 해킹 사실을 몰랐다. 기업은 해킹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과 운영체계를 최신화하고, 개인정보를 암호화해야 한다. 개인은 사이트별 암호를 자주 바꾸고 같은 비밀번호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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