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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수본부장, '학폭 논란'에 결국 사의…"두고두고 반성"(종합)

등록 2023.02.25 16:19:40수정 2023.02.25 16: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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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신임 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지원 철회"

"피해자와 부모님께 가족 모두가 용서 구해"

"수사 전문가" 소개됐지만 아들 학교 폭력 논란

정치권 "'더 글로리' 현실판" "법조인 지위 이용"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5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아들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사의를 표명했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폭력 수위가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임명 하루 만에 물러선 것이다.

정 변호사는 25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이라며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하기에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전날 경찰청은 전국 경찰 수사를 총 지휘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 정 변호사가 임명됐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청은"이번 인사는 1차 수사기관으로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게 됨에 따라 경험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경찰의 책임수사 역량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찰 수사를 총괄하게 됐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과도 인연이 있어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었던 2011년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2018년 각각 대검 부대변인,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지내며 호흡을 맞췄다. 한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3.02.24.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3.02.24. [email protected]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8년 동급생에 대한 학교 폭력으로 전학조치됐고, 이에 불복해 소송까지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정 변호사 아들 정모씨는 지난 2017년 기숙사 생활을 하는 강원도 명문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해 동급생을 상대로 "돼지새끼", "빨갱이" 등 상습적으로 폭언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학생은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 선택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정씨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8년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는데, 이를 수용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학교 측을 상대로는 집행정치 가처분 신청도 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1심도 학교 폭력이 맞다고 봤다. 정씨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자 대법원 판단까지 구했는데, 대법원 역시 2019년 4월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정 변호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자식의 일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학생과 그 부모님께도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3.02.24.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3.02.24. [email protected]

하지만 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정치권에서는 "학교폭력 소재를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의 현실판"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학교 폭력 관련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잔인한 학교폭력 소재를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가 현실에 나온 것 같아 충격"이라고 비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정 변호사는)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게 하려고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험으로 볼 때 (정 본부장의 아들은) 언어폭력으로 전학 처분이 이뤄졌고, 불복 소송 1심, 항소심은 물론 대법원에서도 모두 패소했다면 언어폭력의 정도가 매우 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청은 향후 절차에 대해 "대통령 임명을 받고 임기는 내일부터 인데 이렇게 된 상황은 처음"이라며 "인사혁신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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