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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쪼개진 3·1절…"온 국민이 하나였던 그 시절처럼 합쳐지길"

등록 2023.03.01 17:06:43수정 2023.03.01 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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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곳곳서 3·1절 대규모 집회

시청 서편은 보수, 동편은 진보로 갈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일절인 1일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원회 주최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서 이용수, 양금덕 할머니가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2023.03.0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일절인 1일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원회 주최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서 이용수, 양금덕 할머니가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2023.03.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3·1절 제104주년인 1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보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보수단체들은 야당을 규탄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촉구했고, 진보단체들은 현 정부의 위안부 해법을 '굴욕적 외교'라고 비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낮 12시께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이순신 동상 앞)부터 서울시청 앞(대한문) 세종대로 약 500m를 점거한 채 '자유통일을 위한 3·1절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청 앞까지 세종대로는 전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5만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11시께부터 하나둘 모여 세종대로 일대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흔들며 "대한독립만세, 자유통일만세", "이재명을 구속하라", "멸공"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여를 위해 이날 아침 원주에서 온 김시화(59)씨는 "지금 나라가 둘로 쪼개져 있다. 온 국민이 하나였던 과거 3·1절처럼 우리가 다시 하나로 합쳐졌으면 한다"며 "이런 나라를 후손들한테 물려주려니까 착잡한 마음에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명예회복본부가 3.1절인 1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3.1운동 정신 계승 및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촉구하고 있다. 2023.03.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명예회복본부가 3.1절인 1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3.1운동 정신 계승 및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촉구하고 있다. 2023.03.01. [email protected]


보수단체가 광화문과 시청 서쪽에서 집회하는 동안, 시청 동쪽에서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가 오후 2시부터 '제104주년 3.1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자리한 이날 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일제 전범기업 면책시키는 매국·굴욕외교 중단하라',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굴욕외교 해법 폐기하라. 일본은 식민지배 사죄 배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공동주체 단체 대표들은 대회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전범기업과 전범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을 배제한 채 한국기업의 기부금으로 보상한다는 안을 강제 동원 해법이라고 끈질기게 들이밀며 일본 정부의 '성의'와 '호응'에 매달리고 있다"며 "피해생존자들의 용기와 권리를 외교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시키며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와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공격과 탄압에 맞서는 것이 바로 일제의 불법 강점과 민중 수탈에 저항하며 주권을 되찾고 평화와 공존의 질서를 새로 세우고자 했던 3·1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일절인 1일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원회 주최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외교부 앞을 지나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2023.03.0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일절인 1일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원회 주최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외교부 앞을 지나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2023.03.01. [email protected]


강제 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도 이날 대회에 참석했다. 양 할머니와 이 할머니는 이날 대회 사전 행사에서 손을 잡은 채 '홀로아리랑'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의원 12명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에 대해 "피해자가 억울해서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라, 배상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정부가 나서서 '돈 필요해? 얼마면 돼? 대신 줄게'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지금도 일본의 야만적 침략행위로 희생된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도 와 있다. (이분들이) 돈이 없어서 싸우고 계시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억울해서, 있는 객관적 사실을 인정받고 싶어서 수십 년 인생을 바쳐 싸우고 있는데 마치 돈이 없어서 싸우는 것처럼 사람을 처참히 모욕하는 게 이 정부다. 옳은 태도인가, 있을 수 없는 일"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대회 후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일본대사관으로 행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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