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건수 역대 최저…"가전시장 지형도까지 바꿨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혼인 건수가 또 다시 역대 최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20~40대 인구가 줄어든 영향과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국민들의 가치관 변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출산율 하락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면서 지난해 혼인 건수(혼인 신고 기준)가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혼인 건수가 2019년부터 4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자 업계의 인기 가전 품목도 변화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형가전의 판매량이 주춤하자 신가전으로 1인가구를 공략해 매출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과 IT 제품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85% 수준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X 부문의 TV, 모니터, PC 등을 담당하는 영상기기 공장 가동률은 2020년 93.6%에서 2021년 81.4%, 지난해 75%로 계속 감소했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 부문의 냉장고 공장 가동률은 2021년 126.1%에서 2022년 103.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세탁기 공장 가동률은 106.8%에서 84.3%로 줄었다.
글로벌 시장정보 기업 GfK에 따르면 지난해 냉장고, 세탁기 등 국내 대형가전 매출은 2021년 대비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로봇청소기·식기세척기 등 신가전 시장은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해 2900억원 규모로 전년 2100억원보다 41% 성장했다.
프리미엄 제품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가격 100만원 미만 제품 판매량은 전년보다 3% 줄었지만,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는 141% 늘었다. 프리미엄 제품은 상대적으로 결혼 수요와 연관성이 적다.
[서울=뉴시스] LG전자가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R9' 제품.(사진=LG전자 제공) 2022.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로봇청소기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2019년 청소기 시장에서 로봇청소기 매출 비중은 9%에 머물며 청소 보조 제품으로 여겨졌으나 지난해에는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청소기 매출 대부분을 이루던 핸드스틱 청소기는 오히려 10%p 감소했다.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 규모도 2018년 9만대에서 2020년에는 30만 대, 2021년에는 50만 대로 증가했다. 식기세척기 보급률이 20%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인용 식기세척기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 가족 구성원이 적거나 주방 공간이 작은 거주 형태 등 점차 변화하는 주거 환경을 고려해 마케팅 타깃을 넓혔다.
자기 관리를 위한 신가전도 지속 개발·출시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TV 신제품에 비대면 진료 앱 '굿닥'을 탑재해 대화면을 이용한 원격진료부터 처방전 수령, 운동 등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헬스' 앱을 통해 TV와 스마트모니터 등 스크린에서 이용자 맞춤 운동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LG전자는 잠이 든 소비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해 숙면을 돕는 스마트 수면 케어 솔루션 '브리즈'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현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의 경우 대부분 주거 형태가 오피스텔인데 에어컨, 냉장고 등의 필수 가전은 옵션으로 구성돼 집안일을 덜어주거나, 자기 관리가 가능한 신가전이 인기"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