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재판부 "이태원 재판 매주 진행 중"…유족 측 "수긍 안 돼"

등록 2023.06.12 19:41:21수정 2023.06.12 19:46: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前용산경찰서장 등 2차 공판 진행

'재판 지연 논란' 의식 이례적 해명

"다른 주요 재판 많아…현실적 한계"

유족 측 "다른 건 주 2~3회도 재판"

증인 "이임재 도착 시간 문제 지적"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1.04.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1.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태원 참사' 재판을 진행하는 법원이 이른바 '재판 지연'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가장 먼저 구속된 이임재(52)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다음달로 구속 만기가 도래하는 데다가, 최근 박희영(61)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에 유가족이 반발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이날 오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를 받는 이 전 서장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송모(51)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 5명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 운영지원팀장으로 이태원 현장에서 근무하던 정모 경감에 대한 증인심문이 이뤄졌다.

4시간 가량 이어진 증인심문 뒤 배성중 부장판사는 피해자 유가족 측이 법정에 나와있는지 물은 뒤 "최근 구속과 관련해 여러 얘기가 있고, 그 과정에서 재판이 너무 느리게 진행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재판부가 주3회로 재판을 하고 있다"며 "이태원 관련 사건 3건 외에 살인 등 강력사건, 수십억대 금융 사건, 뇌물 선거법 사건 등 주요 사건 150여건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부장판사는 "월요일은 그래도 가장 중요한 사건인 이태원 사건에 온전히 할애하고 있고, 나머지 150여건을 수요일과 금요일에 진행한다"며 "월수금(3일을) 다 이태원 사건 재판을 진행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법원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자 유가족 대리인인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측 윤복남 변호사는 즉각 "유가족 입장에서는 전혀 수긍되지 않는다"며 "다른 중요 사건을 밀쳐가며 하란 것은 아니나, 다른 주요 정치인 구속 사건은 적어도 주1회, 주에 2~3번 재판을 하는 경우도 봤다"고 반박했다.

윤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박 구청장 등이) 보석을 나오는 상황이 되니 마치 보석이 집행유예나 무죄를 추정하는 듯하게도 보인다"며 "그러다보니 유가족 스스로 재판부에 대해 격양된 태도로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배 부장판사는 "4~5주에 한 번이 아니라 이태원 사건을 매주 재판하고 있다"고 말했고, 윤 변호사는 "한 사건 기준으로, 구속된 피고인 (한 명당) 4~5주에 한번이어서 재판부의 사정과 유가족의 인식에 갭(간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전 서장에 대한 직전 재판은 지난달 8일 열렸다.

배 부장판사가 재차 "서울중앙지법과 달리 서부지법은 형사합의부가 2개 뿐"이라며 "이태원 사건을 진행하자고 나머지 중요 사건 150여건을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재차 달랬다.

그러나 윤 변호사는 "서부지법으로 오는 것을 유가족이 원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지금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겠지만 유가족들이 수용할 지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 경감은 증인 심문에서 이 전 서장의 도착 시간이 실제와 다르게 허위로 기재된 보고서와 관련해 "나는 (시간을) 빼라고 했다"며 "(그럼에도) 넣어서 왜 판단을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관행적으로 계속 적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인식하기로 (이임재) 서장이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서, 송 전 112상황실장에게 나중에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그러자 송 전 실장이 그러면 시간은 빼는 게 좋겠다고 해서 2보에서 시간을 뺐다"고 전했다.

이 전 서장은 현장 도착 시간을 오후 11시5분이 아닌 오후 10시17분으로 허위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보고서 작성자 최모 경위는 허위 기재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이 전 서장 등에 대한 3차 공판은 내달 10일 오후 2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