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오염수 방류날 '신진서 우승' 축하에 "한가한가" 뭇매
페이스북에 신진서 9단 우승 축하글
네티즌들 '실망' 담긴 댓글 폭주
하태경 의원도 거들었다가 논란 번져
문 "방류 반대하고 정부 대응 잘못" 밝혀
[구례=뉴시스] 이영주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생명 위령제'에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2023.08.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은 2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일에 신진서 9단의 세계바둑선수권 대회 우승 축하글을 올렸다가 지지자들로부터 "한가한가" 등 뭇매를 맞았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글을 다시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축하한다”며 “두 번 모두 불계승으로 완승을 거뒀는데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바둑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세계 바둑 1인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한국 바둑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신진서 9단을 비롯한 한국선수단이 바둑 종목을 석권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둑 팬들과 함께 기원하며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의 글에는 각종 댓글이 달렸다. 댓글 수는 이날 오후 6시40분 기준 1700개, 해당글의 공유 수는 148회에 달했다. 대부분 '실망'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한 이용자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를 하는 날 한가하게 이런 말 할 때인가. 국가원수를 지낸 사람이 최소한의 공분도 없는 것인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오염수 방류 때문에 다들 숨통이 막혀 질식하게 생겼는데 참 신선놀음 한다"고 했다.
지지자로 보이는 이용자들도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하나, 이 어려운 시국에 '산중한담' 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 짝이 없다" "늘 응원하지만, 이럴거면 SNS를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오늘 이런 글을 올리시다니 참담한 마음이다" "평산책방에 방문했던 것을 후회한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이러한 가운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께서는 일본이 처리오염수 방류해도 한국 바다에는 영향이 사실상 없다는 걸 알고 계실 것"이라며 "그래서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장관은 IAEA 결론을 따르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 분들도 이제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아울러 저도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은 새로운 글을 올려 "하태경 의원 때문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나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아주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에 대하여는 강력한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하태경 의원은 또 한 번 글을 올려 "대통령 문재인과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다른 사람인가"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4월19일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또 "강경화 전 장관은 2020년 10월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은 일본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라고 말했다"며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이자 정책이었다. 그리고 이 사안에 관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 시절 본인의 정책과 다른 말씀을 하다니. 아니면 정의용, 강경화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정책을 협의도 하지 않고 개인 의견을 공식석상에서 밝힌 것인가"라며 "비록 퇴임은 했지만 대외 정책에 대한 일관성은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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