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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미착용' 이란 10대 소녀 사망…도덕경찰 폭행 의혹

등록 2023.10.28 16:52:41수정 2023.10.28 21: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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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이란 국영TV가 방영한 감시영상의 이미지에서 여성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지하철에서 10대 소녀 아르미타 가라완드(16)를 끌어내리고 있다. 2023.10.28.

[테헤란=AP/뉴시스]이란 국영TV가 방영한 감시영상의 이미지에서 여성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지하철에서 10대 소녀 아르미타 가라완드(16)를 끌어내리고 있다. 2023.10.28.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몇 주 전 테헤란 지하철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의문의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이란의 10대 소녀가 사망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미타 가라완드(16)의 사망은 테헤란에서 몇 주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마하사 아미니의 의문사 1주년에 따른 전국적인 시위가 촉발된 후에 나온 것이다. 쿠르드계 이란인 여성 아미니는 스물두살이던 지난해 9월 당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숨졌다. 

AP통신은 지난 1일 아르미타 가라완드가 열차에 탑승한 후 몇 초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친구가 이란 국영TV에 가라완드가 지하철역 승강장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말한 가운데, 국영방송에서는 지하철 밖에서 행인에 의해 가려진 채 소리없는 영상과 가라완드의  축 늘어진 몸이 실려나가는 모습이 방영됐다. 가라완드는 '도덕경찰'로 불리는 지도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와 실랑이를 벌인 뒤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라완드의 부모는 국영방송에 출연해 혈압 문제나 낙상, 혹은 둘 다 딸의 부상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활동가들은 가라완드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 밀리거나 공격을 받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이 희생자 가족들에게 압력을 행사했고, 국영 TV가 수백 건의 자백 강요를 방영한 역사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이란에 대한 유엔 진상조사단의 독자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쿠르드족 인권단체 헨가우는 가라완드가 히잡 착용 의무를 지키지 않아 단속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이 가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IRNA통신은 가라완드의 부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보도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AP가 전했다.

IRNA 통신은 가라완드 사망과 관련해 "불행하게도 뇌 손상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몇 분 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르미타 가라완드를 치료한 의사들의 공식 소견에 따르면 인용해 가라완드가 혈압이 갑자기 떨어진 후 낙상, 뇌손상, 지속적인 경련, 뇌산소 감소, 뇌부종 등을 겪었다고 전했다.

가라완드의 부상은 이란 당국이 아미니의 죽음에 연루된 도덕경찰을 다시 거리에 투입하고, 국회의원들이 히잡을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더욱 엄격한 처벌을 시행하도록 추진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아미니는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혐의로 이란 도덕 경찰에 구금된 후 2022년 9월16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녀가 체포되는 동안 구타를 당했다는 의혹은 혁명 이후 이란의 신권 정부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을 의미하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그러한 대규모 시위가 잦아들자, 이란의 많은 여성들은 법을 무시하고 히잡을 벗은 모습이 목격됐다고 AP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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