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개미, 절반은 60대 이상…금감원 "민평금리 챙겨보세요"
채권개미, 2021년보다 93.6% 증가
"중도 매도 유의사항 등 고지해야"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채권금리 급등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급증한 가운데 채권개미 중 절반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채권 직접투자가 늘어난 반면 투자를 위한 정보는 미흡하다고 보고 투자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금융투자업자의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가 직접투자한 채권 평가잔액은 45조8000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말(23조6000억원) 대비 약 2배(9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의 채권투자는 랩·신탁(채권형) 등 간접투자보다는 위탁계좌를 통한 직접투자 위주로 증가한 게 특징이다. 올해 1~5월 중 채권 직접투자는 국내채권 장외거래(83.5%)가 가장 높고, 해외채권 장외거래(8.3%), 국내채권 장내거래(8.2%) 순이었다. 해외 국가별로는 미국(64.5%), 브라질(28.0%), 유럽(0.3%) 등이었다.
투자자 유형을 살펴보면 주로 60대 이상 투자자(51.5%)를 중심으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77.2%)에서 판매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건수 기준으로는 올해부터 온라인(59.6%)이 오프라인(40.4%)을 초과했다.
최근 채권 장외거래는 장기물, 국채 위주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7%에 불과했던 장기물 거래비중은 올해 1~5월 기준 18.1%로 높아졌다. 국채 역시 같은 기간 5.3%에서 22.2%로 뛰었다.
금감원은 최근 채권금리 급등, 변동성 확대, 주식시장 약세, 채권거래 편의성 향상 등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증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채권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며 "특히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변동하는 만기 5년 이상 장기채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 채권을 판매할 때 민평금리와 거래비용, 장기채 가격 변동 가능성, 중도 매도시 유의사항 등 고지가 미흡하다는 게 개선사항으로 거론된다.
민평금리는 민간채권평가회사가 신용등급 등에 따라 산정한 금리를 말한다. 채권 투자시 거래가격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참고지표로 활용되며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등에서 신용등급별로 조회 가능하다.
또 거래금액에는 증권사 수수료, 비용 등이 포함돼있어 거래비용을 별도로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기채의 경우 거래금액 대비 높은 거래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억원의 채권을 샀을 때 실제 거래비용으로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86만원까지 부담해야 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도 매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받지 못할 경우 만기 전에 투자금 회수를 기대했던 투자자가 가용자금 부족 등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장기채가 안정성만 지나치게 강조돼 판매될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평가손실을 예상하지 못한 투자자 피해도 초래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은 민평금리 등 정보 제공, 채권 관련 투자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금융투자업자의 표준투자권유준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또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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