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수송로 위기로 유가 불안…희망봉 루트는 3천해리 더걸려
홍해, 세계 교역량 12% 통과
지난 4주 동안 후티반군 12차례 공격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인도양 아덴만에서 지중해 및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홍해 상 상선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에 노출되면서 석유 및 상품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여러 해운사에 이어 홍해 항로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거쳐 대서양으로 가는 먼 루트를 택했다.
앞서 영국 석유사 BP는 홍해 수송을 일시적으로 완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홍해에는 어느 시간대나 400척 정도의 배가 오가고 있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방문 후 걸프만 바레인에서 홍해 항로 상선을 보호하는 국제해군 작전을 발표했다. 일차로 영국, 캐나다, 프랑스, 바레인, 노르웨이 및 스페인 등이 여기에 합류했다.
지난 4주 동안 후티 반군은 하마스 분쇄에 나선 이스라엘에 보복한다면서 12차례에 걸쳐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는 홍해 상선을 드론과 탄도 미사일로 공격했다.
홍해는 상품과 함께 석유 및 액화 천연가스의 중요한 수송로로서 남단은 아덴만의 밥 알만답 해협이며 북단은 이집트 수에즈 운하다.
BBC에 따르면 대만에서 인도양을 거쳐 북대서양의 네덜란드로 초대형 컨테이너 선이 시속 16.5노트로 항해할 경우 홍해를 거쳐 지중해로 나가 북대서양으로 가는 루트는 1만 해리(1만8500㎞) 거리로 25.5일이 걸린다.
이에 비해 남아공 희망봉을 거쳐 올라가는 루트는 1만3500해리(2만5000㎞)로 34일이 소요된다. 3500해리에 아흐레 정도 더 걸려 그만큼 수송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다.
국제 유가는 18일 기준으로 1% 정도 오르는 데 그쳤으나 배럴당 78달러의 브렌트유 가격이 홍해 불안으로 어느 순간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홍해를 통해 전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수송되고 있고 이는 연 1조 달러(1300조원) 상당의 상품이 오고가는 것을 말한다.
예멘 북부의 후티족은 예멘 소수파인 시아파로 페르시아만 저쪽의 이란 지원을 받아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전격 공략 점령했다. 예멘 만수르 대통령은 북부 국경을 접한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로 탈주했으며 정부는 남쪽으로 물러나 남부 아덴에 임시 수도를 차렸다.
사우디는 2015년 3월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수니파 9개국의 연합군을 형성해 사나 점령의 후티 반군 공습을 시작했고 수 년 뒤에는 지상전까지 벌렸다.
후티 반군은 몇 차례 수니파 연합군과 휴전 협정을 맺었지만 반란 9년 후인 지금까지 수도와 그 아래 홍해 진출 항구를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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