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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음 주던 동료… 사람 있을 수 있단 말에 화마 속으로"

등록 2024.02.01 14:57:58수정 2024.02.01 17: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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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화재 순직 박수훈 소방사

페북 남긴 모습에 안타까움

김수광 소방교 역량도 남달라

순직한 박수훈 소방사가 춤을 추는 모습을 올린 페이스북(사진=박수훈 소방사 페이스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순직한 박수훈 소방사가 춤을 추는 모습을 올린 페이스북(사진=박수훈 소방사 페이스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문경=뉴시스] 박준 기자 = 경북 문경시 육가공제조업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박수훈(35) 소방사가 생전 동료에게 큰 웃음을 주는 모습이 페이스북에 남아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 소방사가 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페이스북에 '허잇챠'라는 제목으로 2022년 1월14일 게재됐다.

이 영상에는 박 소방사가 특수복을 입은 채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박 소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 8월31일 소방관 합격 당시 번호와 며접시험 당시 착용했던 이름표를 올리기도 했다.

특히 순직한 박 소방사와 김수광(27) 소방교는 지난달 31일 화재가 발생한 문경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관계자로부터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요구조자 수색에 나섰다.

4명이 한 팀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은 요구조자를 찾기 위해 1층 주출입구를 통해 3층 부근까지 올라갔다.

이 곳에서 수색작업 중 급격히 연소가 확대되며 뜨거운 열기 속에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급격히 차올랐다.

이에 대원들은 안전한 지상층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2명만이 3층에서 1층까지 내려왔고, 1층에서는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

뒤따라오던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바닥이 붕괴돼 아래로 처진 3층 바닦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문경=뉴시스] 이무열 기자 =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2024.02.01. lmy@newsis.com

[문경=뉴시스] 이무열 기자 =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2024.02.01. [email protected]

9개반 78명으로 편성된 구조대원들이 1일 오전 0시21분께 건물 3층에서 김 소방교 시신을 발견했다. 이어 오전 3시 54분께 박 소방장 시신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숨진 두 구조대원은 건물 3층 바닥에서 5∼7m 거리를 두고 각각 발견됐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순직한 두 대원은 일상 훈련 및 화재현장에서 매우 적극적이었고 모범을 보인 대원들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도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돼 화재대응 능력 취득 등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해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이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박 소방사은 특전사에서 근무하던 중 2022년 구조분야 경력 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아직 미혼인 박 소방사은 평소에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7월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실종된 문경시, 예천군 실종자를 찾기 위한 68일간 수색 활동에서도 두 대원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실종자 발견에 크게 공헌했다.

배 서장은 "두 대원은 지난해 문경과 예천지역 수해현장에서 한 달간 진행된 수색작업을 잘 수행해 냈다"며 "일상 훈련과 화재 현장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임한 모범적인 대원들이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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